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무지

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14 추천 수 0 2023.11.28 08:20:15
.........
무지 (욥기 22:1~30)
사람이 행하는 죄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는 경우라고 대부분 생각합니다.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하고, 도둑질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죄성은 그것을 부추깁니다. 그것을 하므로 하지 않았을 때보다 얻는 유익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하는 예가 드뭅니다. 불의의 깊은 뿌리가 세속에 뻗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적당히 거짓말하고, 부정을 저지르며 남을 속입니다.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합니다. 그런데 죄란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도 포함합니다.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돕지 않으면 죄입니다. 그래서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다가 의도하지 않은 위험에 처하더라도 정상참작이나 면책을 받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도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는 응급의료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를 적용합니다).
욥과 친구들의 세 번째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엘리바스가 욥을 비난하며 포문을 엽니다. 그는 욥의 죄를 단정적으로 말합니다. “오히려 네 죄가 많고, 네 죄악이 끝이 없으니, 그러한 것이 아니냐?”(22:5) 친구란 있는 죄도 가려주는 아량과 우정이 있어야 하는데(물론 그런 행위가 무조건 옳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엘리바스는 작심하고 욥을 비난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검찰권이 비난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동류의 죄는 못 본 척 눈감아 주고 힘이 없거나 눈 밖에 난 자의 사소한 잘못은 침소봉대합니다. 기소권을 갖고 있는 검사의 무소불위한 권력이 나라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시민의 안정과 평화를 위하여 존재하는 공권력이 사유화하는 일은 과거 일부 군인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할 때보다 더 사악하고 집요합니다. 만일 이 나라가 망한다면 그 공로는 검찰에게 있습니다. 시민의 자유와 공공질서를 위해 복무해야 할 자들의 뼈저린 성찰을 요구합니다.
엘리바스는, 욥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행하고, 꼭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았다고 정죄합니다. “네가 까닭 없이 친족의 재산을 압류하고, 옷을 빼앗아 헐벗게 하고,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물 한 모금도 주지 않고,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22:6~7) 엘리바스는 마치 욥의 행악을 옆에서 본 것처럼 말합니다. 엘리바스의 고발은 거침이 없습니다. “너는 권세를 이용하여 땅을 차지하고, 지위를 이용하여 이 땅에서 거들먹거리면서 살았다. 너는 과부들을 빈 손으로 돌려보내고, 고아들을 혹사하고 학대하였다. 그러기에 이제 네가 온갖 올무에 걸려 들고, 공포에 사로잡힌 것이다.”(22:8~10) 이 정도로 정죄하는 자는 친구가 아니라 적입니다. 만일 엘리바스가 욥이 고난 당하는 이유, 즉 천상회의에서 하나님과 사탄 사이의 대화를 안다면 얼마나 부끄러울까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될 것입니다. 차라리 모르는 게 약입니다. 모르니까 용감합니다. 모르니까 겁이 없습니다. 모르면서 하는 말이 가장 무섭습니다. 종교도 정치도 그렇습니다.
모르면 겸손해야 합니다.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는 일은 교만입니다. 자신의 무지를 아는 일이 지혜의 첫걸음입니다. 그런데 무지한 사람일수록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무지하면서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권세를 잡으면 세상의 평화는 위기를 만나고, 정의는 왜곡되고 시민의 자유는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무지는 죄입니다. 엘리바스의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주님, 무지한 자들일수록 뻔뻔하고 당돌합니다. 책 한 권 읽은 자들이 가장 무섭습니다. 얕은 지식과 척박한 지혜를 가진 자들이 신념에 불타오를 때가 위기입니다. 정치도, 종교도, 저도 그렇습니다.
2023. 11. 28 화
404624910_24206065902341371_5456271416110196632_n.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2461 걷는독서 [걷는 독서] 고단했던 하루에 눈물짓는 사람아 file 박노해 2023-12-31 42
12460 묵상나눔 믿음의 선진 file Navi Choi 2023-12-31 46
12459 걷는독서 [걷는 독서]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file 박노해 2023-12-30 52
12458 묵상나눔 주님께서 오신다 file Navi Choi 2023-12-30 52
12457 무엇이든 순청색 보자기 되어 file 지형은 목사 2023-12-30 51
12456 가족글방 평화와 종교 김홍한 목사 2023-12-30 45
12455 걷는독서 [걷는 독서] 정직한 절망이 참된 희망이다 file 박노해 2023-12-29 40
12454 묵상나눔 불완전의 완전성 file Navi Choi 2023-12-29 28
12453 걷는독서 [걷는 독서] 그냥 흘러가는 시간은 없고 file 박노해 2023-12-28 26
12452 묵상나눔 새 노래 file Navi Choi 2023-12-28 20
12451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는 그리움에 지치지 않는 사람 file 박노해 2023-12-27 26
12450 묵상나눔 견지망월見指忘月 file Navi Choi 2023-12-27 24
12449 걷는독서 [걷는 독서] 지나간 날을 돌아보고 file 박노해 2023-12-26 44
12448 묵상나눔 문자의 힘 file Navi Choi 2023-12-26 35
12447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는 울어주는 사랑밖에 없어서, file 박노해 2023-12-25 31
12446 묵상나눔 우리는 모두 과정에 있습니다 file Navi Choi 2023-12-25 32
12445 걷는독서 [걷는 독서] 누구의 인정도 무시도 아랑곳없이 file 박노해 2023-12-24 38
12444 가족글방 섶-불화인가 조화인가? file Navi Choi 2023-12-24 30
12443 묵상나눔 예술이야 file Navi Choi 2023-12-24 46
12442 가족글방 이런 성탄 설교는 조금 신중했으면 하네요 file [1] 김경열 목사 2023-12-24 70
12441 걷는독서 [걷는 독서] 우리는 좀 더 강인해져야 한다 file 박노해 2023-12-23 32
12440 가족글방 [주보시] 은혜와 평안 쿠바인 2023-12-23 24
12439 가족글방 [주보시] 하나님의 나라 쿠바인 2023-12-23 17
12438 묵상나눔 생각 file Navi Choi 2023-12-23 25
12437 걷는독서 [걷는 독서] 어둠이 오면 촛불을 켜라 file 박노해 2023-12-22 23
12436 묵상나눔 감옥을 채운 자유 file Navi Choi 2023-12-22 41
12435 가족글방 예수님은 백인인가? 김홍한 목사 2023-12-22 25
12434 걷는독서 [걷는 독서] 이 소란하고 쓸쓸한 지구에 file 박노해 2023-12-21 31
12433 묵상나눔 이우스 이탈리쿰 file Navi Choi 2023-12-21 37
12432 걷는독서 [걷는 독서] 상처는 상처대로 두라 file 박노해 2023-12-20 20
12431 묵상나눔 종말론적 낙관주의 file [1] Navi Choi 2023-12-20 16
12430 무엇이든 국가가 멸망할때 나타나는 8가지 사회악 file 평화순례 2023-12-20 11
12429 걷는독서 [걷는 독서] 한번은 너에게도 천사와 귀인이 걸어왔고 file 박노해 2023-12-19 18
12428 묵상나눔 너는 못해도 나는 한다 file Navi Choi 2023-12-19 12
12427 걷는독서 [걷는 독서] 겨울 사랑으로 file 박노해 2023-12-18 17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