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노인과 젊은이

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14 추천 수 0 2023.12.09 10:37:12
.........
노인과 젊은이
욥기 32:1~22
고구려 때에 박판서라는 재상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늙고 병든 사람을 산에다 버리는 고려장 풍습이 있었습니다. 박판서도 시류를 거스를 수 없어 늙은 어머니를 등에 업고 깊은 산속을 가는데 어머니가 솔가지를 꺾어 길에 뿌리는 것이었습니다. 돌아가는 길 첩첩산중에 길을 잃고 헤멜 아들을 염려한 어머니의 사랑을 확인한 박판서는 다시 어머니를 업고 돌아와 몰래 봉양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시인 김형영의 <따뜻한 봄날>로 다듬어졌고 소리꾼 장사익이 <꽃구경>으로 불러 그 시대의 비정함과 애절함에 장탄식을 자아내게 합니다. 한번은 당나라 사신이 고구려에 오면서 똑같이 생긴 말 두 필을 끌고 와서 어미와 새끼를 가려내라고 조정을 압박하였습니다. 왕과 신하들은 당나라의 등쌀에 분해하면서도 답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했습니다. 박판서의 어머니가 아들이 고민하는 이유를 듣고 지혜를 일러 주었습니다. “노인에게 그런 문제는 식은 죽 먹기란다. 말을 하루쯤 굶긴 후에 여물을 가져다주어라. 먼저 먹는 놈이 새끼 말이 분명하다. 어미란 새끼를 배불리 먹이고 나중에 먹는다.” 그렇게 하여 당나라 사신은 머쓱해하며 돌아갔습니다. 그 후 박판서는 임금님에게 고려장 철폐를 진언하여 악습이 철폐되었습니다.
백발은 영화로운 면류관(잠 16:31)으로서 인생 경험이 축적된 지혜는 배워서 얻는 지식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래서 노인 한 명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말도 있습니다. 나이가 드는 일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재앙은 아닙니다. 젊음은 욕망의 지배를 받고, 장년은 이해타산에 휩싸이지만, 노인은 지혜에 이릅니다.
이제까지 <욥기>는 욥을 단죄하여 ‘너는 죄인이다. 회개하여 살 길을 찾으라’는 친구들의 말과 ‘나는 무죄하다’며 친구들의 말을 거부하는 욥의 이야기입니다. 친구들은 설령 욥이 죄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원죄적 결함 존재이므로 하나님의 심판이 부당하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욥은 자신이 받는 고난이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이며 자신은 이런 징계에 이를 죄를 짓지 않았다고 항변하였습니다. 욥과 친구들의 주장은 좀처럼 좁혀질 수 없는 평행선만 긋고 있었습니다.
이때 엘리후가 등장합니다. 그는 친구들 가운데에 가장 나이가 어려서 대화에 끼어들기가 머뭇거렸던 모양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많아진다고 지혜로워지는 것이 아니며, 나이를 많이 먹는다고 시비를 더 잘 가리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32:9) 그의 말은 오늘 우리 시대의 노인 된 이들이 새겨들을 부분입니다. 지혜는 없고 노욕만 가득하지는 않은지, 사랑과 용서는 없고 혈기와 증오심만 분기충천하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미래 세대의 길을 열어주기는커녕 그들의 살길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따져보고 성찰해야 합니다. 늙기도 서러운데 추하기까지 해서야 되겠습니까? 엘리후는 먼저 욥에게 분노합니다. 그 이유는 ‘자기가 하나님보다 의롭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2). 이어서 엘리후는 욥의 친구들에게도 분노합니다. 욥을 정죄하려고만 하였지 욥의 결백 주장을 반박하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할 말이 없으면서도 자리만 지키는 그들을 보는 엘리후는 속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고, 말을 참을 수도 없습니다”(32:18)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매우 객관적인 사람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엘리후는 자신의 주장에 진실을 담기보다 전통주의의 흐릿한 후광을 강조하며 사명감을 과장하는 듯합니다. 물리적 나이가 젊다고 생각도 젊은 것은 아닙니다. 늙은 애도 많습니다.
주님, 지혜 대신 노욕을 택한 노인들이 많아 보기 민망합니다. 그런가 하면 객관이라는 명분으로 문제를 더 꼬이게 하는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겸손한 척하면서 겸손하지 않은 자들을 보며 옷깃을 여밉니다.
2023. 12. 9 토
408040907_24280967814851179_1152690049310377686_n.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46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내 안의 등불을 밝혀 file 박노해 2023-09-03 18
12145 걷는독서 [걷는 독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file 박노해 2023-09-02 24
12144 가족글방 어느 목사의 고백 장동학 목사 2023-09-02 41
12143 걷는독서 [걷는 독서] 먹구름 걷어낸 file 박노해 2023-09-01 13
12142 무엇이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가 회복되어 매우 기쁘다? 김요한 목사 2023-09-01 19
12141 걷는독서 [걷는 독서] 좋은 세상은 없는 것 file 박노해 2023-08-31 14
12140 광고알림 제8회 금사리 별밤 음학회 file 윤은실 2023-08-31 10
12139 가족글방 예수님의 역사적 부활, 왜 그리 중요한가? 안환균 2023-08-31 17
12138 무엇이든 이미지의 중요성 file 백두용 목사 2023-08-31 17
12137 걷는독서 [걷는 독서] 비바람의 시간을 견뎌온 저 꽃들처럼 file 박노해 2023-08-30 9
12136 무엇이든 sbs 자막뉴스 file sbs 뉴스 2023-08-30 20
12135 가족글방 비닐봉지 첫 금지국은 ‘방글라데시’ file 남준기 2023-08-30 26
12134 가족글방 신천지의 순기능(?) file 김만승 2023-08-30 16
12133 무엇이든 한국정부는 국민과 싸우지말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일본정부의 몰염치와 싸우라. file 김현호 2023-08-30 13
12132 광고알림 대전기독교 평화기도회 file 빈들공동체 2023-08-29 8
12131 걷는독서 [걷는 독서] 바라보는 눈길이 file 박노해 2023-08-29 6
12130 묵상나눔 당당하게 file [1] Navi Choi 2023-08-29 18
12129 걷는독서 [걷는 독서] 우리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file 박노해 2023-08-28 8
12128 묵상나눔 전능자의 보호 file [1] Navi Choi 2023-08-28 15
12127 묵상나눔 모세의 기도 file [1] Navi Choi 2023-08-27 18
12126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눔은 선한 마음의 증표다 file 박노해 2023-08-27 11
12125 뉴스언론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의 팩폭 file 서균렬 2023-08-27 14
12124 가족글방 섶-바느질하는 여인 file Navi Choi 2023-08-27 10
12123 걷는독서 [걷는 독서] 노동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 된 삶 속에서 file 박노해 2023-08-26 7
12122 묵상나눔 울어 줄 사람 file [1] Navi Choi 2023-08-26 22
12121 걷는독서 [걷는 독서] 우리 인생에는 file 박노해 2023-08-25 9
12120 묵상나눔 진노의 포도주잔 file [1] Navi Choi 2023-08-25 14
12119 무엇이든 문제인씨에게 [1] 김요한 목사 2023-08-25 18
12118 걷는독서 [걷는 독서] 모든 것의 근간인 file 박노해 2023-08-24 8
12117 묵상나눔 예언자와 우체부 file Navi Choi 2023-08-24 15
12116 가족글방 하나님께 도전하는인간들 김홍한 목사 2023-08-24 13
12115 걷는독서 [걷는 독서] 백일 가는 폭풍은 없고 file Navi Choi 2023-08-23 10
12114 묵상나눔 좋은 것은 아주 좋고, 나쁜 것은 아주 나쁘고 file Navi Choi 2023-08-23 15
12113 가족글방 법은 강자가 만든다 김홍한 목사 2023-08-23 11
12112 무엇이든 주님 도우소서 주님사랑 2023-08-23 12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