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섶-불화인가 조화인가?

가족글방 Navi Choi............... 조회 수 30 추천 수 0 2023.12.24 20:18:43
.........
불화인가? 조화인가?
아버지가 죽고 난 후 그린 <성경이 있는 정물>에서 우리는 빈센트가 가졌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철이 들면서 벌어지기 시작한 아버지의 관계를 빈센트는 어떻게 정리하였을까 궁금하다. 테이블 위에는 아버지 테오도뤼스 목사가 평소에 읽던 성경이 펼쳐져 있고 그 앞에는 소설가 에밀 졸라의 《삶의 환희》가 놓여 있다. 촛대의 불은 꺼져있고 배경은 어둡다. 사람들은 이 그림이 아버지가 추구하던 신앙과 가치에서 이탈하려는 빈센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사랑하던 성경 앞에 세속의 소설책을 놓으므로 아버지가 존중하던 거룩의 질서를 비웃는다고 보았다.
아버지는 빈센트가 객지 생활을 하면서 세속 문학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모든 아버지가 그렇듯 달가워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칼뱅 사상의 영향을 받은 목사로서 세속주의를 경계하는 입장에 있었다. 그것을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었고 빈센트는 가슴이 뜨거운 청년이었다. 아버지 세대보다 훨씬 복잡한 세상에서 급변하는 세상사의 일들에 호기심이 많았다. 에밀 졸라의 소설을 탐독하는 일을 나누랄 일도 아니다. 아버지가 틀린 것이 아니듯 아들도 잘못된 길을 걷는 게 아니었다. 만일 이 그림이 혹자가 말하듯 아버지와 아들의 결별에 대한 상징이라면 아버지 사후 빈센트의 삶이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 신을 부정하고 삶은 흐트러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빈센트는 그렇지 않았다. 도리어 더 신앙적이었고 화가의 길을 신의 이끄심이라고 확신하였다.
빈센트는 아버지와 불화하였다. 그는 아버지 생전에 화해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렇다고 빈센트가 아버지의 신앙 전통과 가르침을 무시했다고 단정하는 일은 무모하다. 도리어 빈센트는 이 그림 안에 아버지와 자신의 길이 다르지 않음을 암호처럼 묘사하였다. 펼쳐진 성경은 이사야서 53장이고, 에밀 졸라의 소설은 이사야 53장의 프랑스판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거룩은 세속은 분리하지 않을 때 가장 아름답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461 걷는독서 [걷는 독서] 고단했던 하루에 눈물짓는 사람아 file 박노해 2023-12-31 42
12460 묵상나눔 믿음의 선진 file Navi Choi 2023-12-31 46
12459 걷는독서 [걷는 독서]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file 박노해 2023-12-30 52
12458 묵상나눔 주님께서 오신다 file Navi Choi 2023-12-30 52
12457 무엇이든 순청색 보자기 되어 file 지형은 목사 2023-12-30 51
12456 가족글방 평화와 종교 김홍한 목사 2023-12-30 45
12455 걷는독서 [걷는 독서] 정직한 절망이 참된 희망이다 file 박노해 2023-12-29 40
12454 묵상나눔 불완전의 완전성 file Navi Choi 2023-12-29 28
12453 걷는독서 [걷는 독서] 그냥 흘러가는 시간은 없고 file 박노해 2023-12-28 26
12452 묵상나눔 새 노래 file Navi Choi 2023-12-28 20
12451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는 그리움에 지치지 않는 사람 file 박노해 2023-12-27 26
12450 묵상나눔 견지망월見指忘月 file Navi Choi 2023-12-27 24
12449 걷는독서 [걷는 독서] 지나간 날을 돌아보고 file 박노해 2023-12-26 44
12448 묵상나눔 문자의 힘 file Navi Choi 2023-12-26 35
12447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는 울어주는 사랑밖에 없어서, file 박노해 2023-12-25 31
12446 묵상나눔 우리는 모두 과정에 있습니다 file Navi Choi 2023-12-25 32
12445 걷는독서 [걷는 독서] 누구의 인정도 무시도 아랑곳없이 file 박노해 2023-12-24 38
» 가족글방 섶-불화인가 조화인가? file Navi Choi 2023-12-24 30
12443 묵상나눔 예술이야 file Navi Choi 2023-12-24 46
12442 가족글방 이런 성탄 설교는 조금 신중했으면 하네요 file [1] 김경열 목사 2023-12-24 70
12441 걷는독서 [걷는 독서] 우리는 좀 더 강인해져야 한다 file 박노해 2023-12-23 32
12440 가족글방 [주보시] 은혜와 평안 쿠바인 2023-12-23 24
12439 가족글방 [주보시] 하나님의 나라 쿠바인 2023-12-23 17
12438 묵상나눔 생각 file Navi Choi 2023-12-23 25
12437 걷는독서 [걷는 독서] 어둠이 오면 촛불을 켜라 file 박노해 2023-12-22 23
12436 묵상나눔 감옥을 채운 자유 file Navi Choi 2023-12-22 41
12435 가족글방 예수님은 백인인가? 김홍한 목사 2023-12-22 25
12434 걷는독서 [걷는 독서] 이 소란하고 쓸쓸한 지구에 file 박노해 2023-12-21 31
12433 묵상나눔 이우스 이탈리쿰 file Navi Choi 2023-12-21 37
12432 걷는독서 [걷는 독서] 상처는 상처대로 두라 file 박노해 2023-12-20 20
12431 묵상나눔 종말론적 낙관주의 file [1] Navi Choi 2023-12-20 16
12430 무엇이든 국가가 멸망할때 나타나는 8가지 사회악 file 평화순례 2023-12-20 11
12429 걷는독서 [걷는 독서] 한번은 너에게도 천사와 귀인이 걸어왔고 file 박노해 2023-12-19 18
12428 묵상나눔 너는 못해도 나는 한다 file Navi Choi 2023-12-19 12
12427 걷는독서 [걷는 독서] 겨울 사랑으로 file 박노해 2023-12-18 17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