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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014-1.14】 큰딸 생일상
아내는 장녀이다. 장모님이 평생 큰딸 생일상 한번도 못 챙겨 줬으니 올해는 밥을 해주겠다고 했었다. 전 같으면 “무슨 생일상!” 하면서 거절했을텐데 장모님 연세가 80이 넘으신지라 언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고, 또 엄마와 딸에게 아름다운 추억 하나 남긴다는 생각으로 “감~ 사~ 혀유~~” 하고 받아들였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처가에 열심히 달려갔더니 식구들이 시끌짝 하며 상을 차리고 있는 것이 정말 큰 잔치집 같다. 그렇게 케잌에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진수성찬 밥상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나는 아내 옆에 빈대처럼 착 붙어서 거창한 생일상 밥을 맛나게 얻어먹었다.
장모님이 평생 고생만 하셨으니 이제 말년에는 ‘먹고, 마시고, 노는’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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