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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036-2.5】 십자가와 노을
느지막하게 집을 나서 운동산책을 하는데 남세종교회 십자가탑과 서산으로 넘어가는 저녁노을이 멋지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약간 위로 올라간 언덕에 서서 기적 같은 장면을 한참이나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얼른 사진을 찍었다. 해는 금새 넘어갔다. 조금만 늦었어도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기적이란 물 위를 걷는 것만이 아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 기적이다. 하늘을 주황색으로 물들이며 넘어가는 해와 우뚝 서 있는 십자가가 말없이 교감을 하는 그 찰라의 순간을 지금 내가 보고 느끼고 평화로움을 누리는 이 순간이 바로 기적이다.
저 십자가탑에 종이 있어서 종소리라도 나지막하게 울렸다면 ‘풍경(그림)과 소리’가 어울려 더 기가막힌 순간이 되었겠지만, 세상은 내면을 건드리는 ‘종소리’를 싫어하니 그냥 풍경으로 만족.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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