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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문고읽기047]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
[최용우책1049] (초판 1987.3.10)
<책에서 한구절>
인간 속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인간에게 주어져 있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또 인간은 무엇에 의해 살아가고 있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중
<독서일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의 유명한 단편이다.
하늘에서 쫓겨난 미하일 천사는 세 가지 질문에 답을 깨달아야 다시 천상에 갈 수 있다. 첫번재 질문이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추위에 떨던 헐벗은 천사를 집으로 데려온 시몬과 그런 남편의 행동을 결국엔 따뜻하게 받아들여준 아내 마트료나의 마음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 안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식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을 깨닫는 과정이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톨스토이는 러시아와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라며 대문호인 톨스토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의 ‘전쟁과 평화’나 ‘인생독본’ ‘바보 이반’같은 작품들은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명작이다.
옮김:김진욱 (초판 1987.3.10.)
<저자>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그 정신적 깊이의 심오함으로 19세기말 온 세계 지식인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만년의 톨스토이가 기독교 사상에 입각하여 사랑과 근로와 자기 희생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쓴, 재미있으면서도 인생의 깊은 의미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단편 모음집이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들을 통해 자기 희생적인 소박한 신앙에 의한 인간 구원의 길을 찾고 있다.
<차례>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은 계신다
인간에게 많은 땅이 필요한가
촛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줄거리 요약
어떤 구두장이가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한 농가에 세들어 구두를 만들고 수선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가을이 되자 구두장이는 약간의 여유가 생겨 양가죽을 사려고 아침 식사후 아내의 재킷을 껴입고 그 위에 긴 모직 외투를 걸치고 길을 떠났다.
이윽고 구두장이는 모퉁이 교회 근처까지 왔다.
교회 뒤에 무엇인가 허연 것이 보였으나 이미 땅거미가 지기 시작해서 무엇인지 알아 볼 수가 없었다.
좀더 다가가서 보니 사람은 사람인데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몸으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구두장이는 그냥 지나쳐 교회를 지나서 뒤로 돌아다 보았다.
어쩐지 이쪽을 보고 있는것 같아 더럭겁이 났다.
"내가 입고있는 것을 홀랑 벗어 줄 수도 없고,아아,그냥 지나쳐 가자. 제기랄!
구두장이는 길 한복판에서 걸음을 멈추고 혼잣말을 했다.
"도대체 너는 뭘 하는 거야, 세몬!사람 하나가 봉변을 당해 죽어 가고 있는데,겁을 집어먹고 슬쩍 도망치려고 하느냐?"
그리하여 세몬은 사나이에게 되돌아가 외투를 벗어 입혀주고 털장화를 신겼다.
"자네,대체 어디서 왔나?
"나는 이 고장 사람이 아닙니다.나는 신의 벌을 받았지요"
세몬은 깜짝 놀랐다.불한당 같지도 않고 말 솜씨도 공손한데 신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때,우리 집에 가는게? 거기 가면 불을 쬘 수 있어."
세몬은 사나이와 함께 세몬의 집을 향해 걸었다.
'모피 외투를 장만하러 갔다가 외투는 뺏기고 벌거숭이 사나이까지 거느리게 됐으니 그의 아내 마트료나가 알면 야단날 생각을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세몬의 아내 마트료나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세몬이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기다리면서 혹시 이양반이 또 술타령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순간 현관에 사나이 둘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트료나는 당장에 남편이 술을 마셨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았다.
남편은 외투도 입지않은 속옷 바람이었고 게다가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은채 말없이 서 있었다.마트료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여보,마트료나,식사 준빌 해야지."
마트료나는 입속으로 무엇이라고 중얼거릴뿐 옆에 서서 움직이려고도 하지 않았다.
"마트료나, 까닭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면 안돼요.
먼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 봐야지."
"어째튼 좋아요. 그래 돈은 어디 있어요? 말해봐요.
마트료나는 더욱더 화가 치밀었다."
"모피도 사지 않고 단 하나 밖에 없는 외투도 낮선 벌거숭이에게 입혀가지고 집으로 끌고 오다니."
"저녁은 없어요. 벌거숭이와 술주정뱅이를 일일이 아랑곳 하다간....
"여보, 마트료나, 말좀 삼가요.내 말 좀 들으라니까....
"당신같은 주정뱅이한테 내가 무슨 말을 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는 나가 버리려고 하다가 걸음을 멈췄다.
속상하긴 하지만 이 사나이가 누구인지 알아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온전한 사람이면 벌거숭이로 있을리가 없어요.
당신이 나뿐 짓을 하지 않았다면,어디서 이 사나이를 끌고 왔느지 왜 말 못하는 거예요?"
"살아가다 보면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누가 알겠소!
그래 외투를 입혀 데리고 왔지.당신도 그만하고 마음을 가라앉혀요.
누구든 한번 죽는 법이니까."
"마트료나,당신에겐 하느님도 없소?"
이 말을 듣고 마트료나는 다시 한번 낯선 사나이를 쳐다 보았다.
차츰 마트료나의 기분이 가라 앉았다. 그런 후 그녀는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식사하세요."
세몬은 낯선 사나이를 식탁으로 데리고 갔다.
마트료나는 테이블 한쪽 끝에 앉아서 턱을 괸 채 낯선 젊은이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가엾어 보이면서 돌봐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트료나는 테이블을 치우고 낯선 사나이에게 물었다.
"도대체 당신은 어디 사는 사람이죠?"
"나는 이 고장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그곳에 있었죠?"
"그건 말할 수 없습니다."
"강도라도 만났나요?"
"나는 하느님의 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벌거숭이가 되어 자고 있었단 말예요?"
"네. 그래서 알몸뚱이로 자다가 얼어 죽을뻔 했는데 세몬이 보고 가엾게 생각하여 입고있던 외투를 벗어서 내게 입히고 집으로 같이 가자고 했던거죠."
마트료나는 기워 놓았던 세몬의 낡은 셔츠를 창가에서 가져다가 낯선 사나이에게 건네 주었다. 그리고 속바지도 찿아내서 주었다.
이틑날 아침 세몬은 잠에서 깨었다.
사나이의 얼굴은 어제보다 밝았다.
"어때,젊은이 무언가 벌이를 해야 하지 않겠나?"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릅니다."
세몬은 깜짝놀라 이렇게 말했다.
"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되는거야, 사람은 뭐든지 배워서 익히면 돼."
"모두 일하는데 나도 일을 해야지요."
"자네 이름은 뭐지?"
"미하일 입니다. "
"내가 시키는 대로 일을하면 우리집에 머물러도 좋네."
"고맙습니다. 열심히 배우고 익히겠습니다. 뭐든지 가르쳐 주십시오."
미하일은 세몬이 어떤 일을 가르쳐도 금방 배웠다.
일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미하일은 구두짓는 세몬의 보조공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어느 겨울날 세몬이 미하일과 마주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데 건장한 신사가 찿아왔다.아직까지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가죽을 가져와서 일년을 신어도 찢어지지 않고,모양이 변치 않는 장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경우 네놈을 감옥에 넣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세몬은 더럭 겁이 났으나 미하일은 '그 일을 받으십시오' 하는 듯이 고개를 슬쩍 끄덕였다.
세몬은 일을 맡긴 했지만 까딱 잘못하는 날엔 감옥살이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미하일은 세몬이 시키는대로 가죽을 탁자위에 펼쳐놓고 칼로 재단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하일이 신사의 가죽으로 슬리퍼를 만들어 놓는것이 아닌가!
미하일은 일년이나 일을 했지만 한번도 실수한 적이 없는데 하필이면 지금 이런 잘못을 저지르다니!
"아니 여보게 ???이 무슨 짓인가? 자넨 나를 죽이려는 거나 마찬가지야!
나리는 장화를 주문했는데 자넨 도대체 뭘 만든 건가?"
그 순간 창문으로 내다보니 누군가 타고온 말을 비끄러미 매고 있는 참이었다.
그 나리의 하인이었다.
"구두 일로 마님의 심부름을 왔지요.장화는 이제 필요 없게 되었어요."
마님께서는 저에게 아까 나리가 주문하신 장화는 이제 필요없게 되었으니 그
가죽으로 죽은 사람에게 신기는 슬리퍼를 지어 달라고 전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다 만들기를 기다렸다가 가지고 오너라,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왔지요.젊은이는 슬리퍼를 받자 공손히 인사하고 되돌아 갔다.
다시 육년이 지났다.
여전히 처음과 마찬가지로 아무데도 가지 않고 쓸데없는 말은 단 한마디도 지껄이지 않앗다.
"안녕히 계십시오.주인 아저씨,아주머님.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셨으니 당신들도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주인 내외는 미하일에게 빛이 비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미하일 자네는 보통 인간은 아닌 모양이니 자네를 붙잡을 수도 없고,자네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자네는 몹시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내 아내가
저녁 준비를 시작하자,싱긋 웃으며 밝은 표정을 지었는데 어찌된 까닭인가?
또 나리가 장화를 주문했을 때도 자네는 웃으면서 표정이 밝아졌네.
지금 또 부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왔을 때 자네는 세 번째로 빙그레 웃었네.
그리고 몸에서는 후광이 비쳤네.
어떻게 자네 몸에서 그런 빛이 비치는지 그 까닭을 좀 말해 주게나."?
"제 몸에서 빛이 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제가 하느님의 벌을 받고 있는 중이었는데 방금 용서받았기 때문입니다.
또 제가 세번 싱긋 웃은것은 하느님의 세가지 말씀의 뜻을 알아냈기 때문입니다.제가 벌을 받은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천사였는데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했습니다.그러나 하는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다시 내려가 산모의 혼을 거두어라 그러면 세가지 뜻을 깨닫게 되리라.
즉,사람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것을 알게되면 하늘나라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
그래서 저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 산모의 혼을 데려 갔습니다.
두 아기는 어머니의 가슴에서 떨어져 있었으나 주검이 침상위에서 쓰러지는 바람에 한 아이를 덮쳐 눌러 한쪽 다리를 못쓰게 만들고 만 것입니다.
저는 그 마을에서 하늘로 날아올라가 여자의 혼을 하느님께 바치려고 했는데 갑자기 거센 바람이 휘몰아 치면서 제 두 날개를 부러뜨렸습니다.
그래서 그 여자의 혼만 하느님께로 가고,저는 지상에 떨어져서 길바닥에 쓰러졌던 것입니다.
그제서야 세몬과 마트료나는 자기들이 먹이고 입혔던 사람이 누구인지,자기들과 살면서 일해온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 두려움과 기쁨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천사는 말했다.
저는 홀로 알몸인채 들판에 버려졌습니다.
배고픔과 추위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을 때 하느님을 모시는 교회가 눈에 띄어 몸을 의지하려고 그곳으로 갔으나 문이 잠겨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저는 바람을 피하려고 교회 뒤로 돌아가 앉았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걸어 오면서 혼잣말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는 인간이 되어서 맨 처음 언젠가는 죽을 인간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 사나이는 저를 발견하자 얼굴을 찡그리고 제 곁을 지나갔습니다.
그나마 한줄기 희망마저도 사라져버린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사나이가 되돌아오는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시 그 얼굴을 쳐다보았을 때 좀전의 죽음의 기운이 서려 있었던 얼굴에는 생기가 돌고 신의 그림자가 어리어 있었습니다.사나이는 제 곁으로 다가와 옷을 입혀주고 저를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 이르니 한 여자가 나와서 말을 늘어놓기 시작하는데 그 입에서는 죽음의 입김이 뿜어 나와 저는 그 독기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남편이 하느님 애기를 꺼내자 여자는 태도가 누그러졌습니다.
여자가 저녁밥을 권하면서 제 얼굴을 쳐다보았을 때 그 얼굴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생기가 넘쳐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신의 얼굴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때 저는 '인간 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것을 알게 되리라,라고 하신 하느님의 첫번째 말씀을 생각해 냈습니다.
나는 인간 안에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일을 이렇게 내게 계시해 주시는 구나,하고 생각하니 저는 그만 너무 기뻐서 싱긋 웃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전부를 알 수는 없었습니다.
"인간에게 무엇이 허락되어 있지 않은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당신들과 살면서 일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사나이가 찿아와 일년동안 닳지도 찢어지도 일그러지지도 않을 장화를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제가 그 사나이를 쳐다보니 그 사나이의 등에 나의 동료였던 죽음의 천사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날이 저물기 전에 그 영혼은 그에게서 떠나 버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나이는 일년을 신어도 끄떡없는 구두를 만들라고 하지만,자기가 오늘 저녁 안으로 죽는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라는 하느님의 두번째 말씀을 생각해 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냈습니다.
그것은 '자기 몸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지식입니다.
그래서 저는 두번째로 싱긋 웃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전부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최후의 말씀을 계시해 주실때를 기다렸습니다.
육년째 되는 오늘 엄마가 없어도 두 쌍둥이는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은 부모 없이 살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이 엄연히 두 아이를 잘 기르고 있지 않은가.
또한 저는 그 부인이 타인의 아이로 인해 눈물을 흘렸을 때 살아계신 신의 그림자를 발견했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최후의 말씀을 계시하여 저를 용서해 주셨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세번째로 싱긋 웃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천사가 나타났는데 온몸이 빛으로 둘러싸여서 눈을 똑바로 뜨고 볼 수 조차 없었다
천사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스스로 말한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울려오는 목소리 같았다.
천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런 것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을 살피는 마음에 의하여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어머니는 자기 아이의 생명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아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었다.
부자는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지 못했다.
산자가 신을 장화일지,죽은 자에게 신기는 슬리퍼일지를 아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도 허락 되지 않았다.
내가 인간이 되고 나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내 자신의 일을 여러 가지로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지나가던 사람과 그 아내에게 사랑이 있어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나를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다.
고아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은 모두가 두 아이의 생계를 걱정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타인인 한 여인에게 사랑의 마음이 있어 그 애를 가엾게 생각하고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모두가 각자 자신의 일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속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에 한가지 일을 더 깨달았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뿔뿔이 떨어져 사는것을 원하지 않으신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각자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계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간이 함께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모든 인간은 자신을 위해서 또 만인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계시하신 것이다.
"나는 깨달았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실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속에 사는 자는 하느님 안에 살고 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므로."
그렇게 말하고 천사는 하느님을 찬송했다.
그러자 그 목소리로 인하여 집이 울리고 천장이 두 갈래로 쫙 갈라지면서 땅에서 하늘까지 불기둥이 뻗쳤다.
세몬 내외도 아이들도 모두 땅바닥에 엎드렸다.
미하일의 등에서 날개가 활짝 펼쳐지더니 천사가된 그는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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