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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112】산에서의 생일축하
남편 따라서 산을 다니다 보니 내 주변 분들에 비해서는 좀 더 많이 산을 오르는 것 같다. 올해 첫 산행은 충북 영동에 있는 민주지산! - 같은 충청권에 있어도 처음 들어본 이름이다.
우리 가족과 다른 세 가정이 함께 동참하여 12명이 산을 오르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른들 틈에서 헉헉거리며 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 내려오던 다른 사람들이 "야~ 참 멋진 산행을 하는구나! 너희들 멋지다!!" 하시는 것이다.
힘들다, 다리 아프다, 그냥 집에 있을걸 하면서도 올라갈수록 펼쳐지는 멋진 눈꽃 겨울 산에 아이들이 먼저 소리를 질러댄다.
정상 300m 전에 있는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각자 가지고 온 라면을 뽀글이에 끓여서 밥을 말아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뽀글이의 열이 좀 약해서 라면이 익는 게 아니라 불어 버렸어도 산행 후에 먹는 맛은 어떤 상태이든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다른 부부도 대피소에서 다시 만났는데 찌개를 끓여와 난로에 데워 서로 나눠주며 웃음꽃을 피웠다. 자기 것을 내어놓고 나누니 모두 풍성해졌다.
언제 준비했는지 남편이 케잌은 아니지만 둥그런 빵에 초를 꽂았다.
불을 켜고 대피소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둘러서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다.. ㅎㅎ 오늘은 나와 함께 다른 한 분 사모님의 생일이다. 이렇게 산 정상에서 생일축하 받기는 처음이다. 아마 그 사모님이나 나나 평생 잊지 못할 듯... 한 조각씩이지만 모두에게 빵을 건네고 장작불 지핀 난로 앞에서 몸도 녹이면서 다시 올라 갈 채비를 했다.
드디어 민주지산 정상에서 우리 모두는 사방을 둘러보며 '야호~ ' 를 외치고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찬양을 3절까지 부르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정상에서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하산하는 길 - 아이들은 내리막길에서 신난다고 미끄럼을 타며 다람쥐처럼 내려간다.
올 한해도 신년 산행처럼 포기하지 않고 모든 하는 일들에서 정상을 밟을 수 있기를... ⓒ이인숙 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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