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정개가 주방으로 변했는데

2008년 최용우............... 조회 수 1630 추천 수 0 2008.11.06 11:27:56
.........
♣♣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3358번째 쪽지!

        □ 정개가 주방으로 변했는데

주방을 전에는 '정지' 또는 '부엌'이라고 불렀습니다. 전라도에서는 '정개'라고 불렀습니다. 정개 하면, 아침마다 가장 일찍 일어나신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나가 마루를 내려가 정개 문을 '삐이-꺼--ㄱ'  열고 들어가시는 소리를 잠결에 듣던 기억이 납니다.
보름마다 홍길동처럼 나타나신 아버지가 보릿자루라도 매고 와 쌀독을 채워놓은 날은 정개문 여는 소리가 짧고 활기찹니다. 그러나 쌀독이 빈 날에는 그 문 여는 소리도 힘이 없고 고달프게 들렸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 어떤 날은 정개문 여는 소리가 나지 않는 날도 있었습니다. ㅠㅠ 그래서 저에게 정개문 소리는 밥을 먹느냐 못 먹느냐 하는 중요한 소리였고, 어머니에게도 정개문을 연다는 것은 매우 고달픈 일이었을 것입니다.
얼마 후에 저는 '부엌'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안방에서 부엌으로 통하는 문을 '벌컥' 열고 나가 신발을 신으면 되는 집이었습니다. 신혼살림도 연탄 아궁이가 있는 '부엌'집에서 알콩달콩!^^
지금 저는 '주방'이 있는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안방 문만 열고 나가 열 발자국만 가면 '주방'입니다. 주방이 있는 집에 살면서 '오늘은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원초적인 고민은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하는 선택의 고민으로 바뀌었습니다.  
눈물 흘리며 솔가지를 때어 하던 밥을, 연탄냄새 맡으며 하다가, 지금은 딸깍! 스위치만 돌리면 파란 불이 올라오는 가스로 편하게 합니다. '삐이-꺼--ㄱ' 하던 소리가 '벌컥, 드르르륵' 소리로, 지금은 문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당장 하루 먹을 것 걱정을 하며 살았었습니다. 이즈음 다들 살기 힘들다고 비명을 지르며 하루에도 수 십명씩 자살을 한다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이 그때보다 더 힘든 것인지... 아침마다 '삐이-꺼--ㄱ' 하고 열리던 정개문 소리를 떠올려 본다면 좋겠습니다.  ⓒ최용우

♥2008.11.6 나무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홈페이지에 좋은 글이 더 많이 있습니다. http://cyw.kr

영주1004

2008.11.13 00:22:17

그러니까 선진국일수록 자살률이 높다지요?-_-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 2008년 정개가 주방으로 변했는데 [1] 2008-11-06 1630
4701 2012년 햇볕같은이야기 제4322호 2012-03-02 1624
4700 2000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312호 2000.9.19 -사회자와 인도자 2002-03-18 1623
4699 200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435호 2001.6.28행복한 아침 2002-03-20 1622
4698 200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390호 2001.1.18-선택의 지배 2002-03-20 1622
4697 2000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321호 2000.10.2-무의미한 시간 2002-03-20 1622
4696 2008년 깨달음이 무엇이냐 하면 [1] 2008-12-06 1620
4695 2009년 햇볕같은이야기 제3555호 2009-07-01 1620
4694 200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451호 2001.9.12..백만장자의 파티 2002-03-20 1619
4693 201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4237호 2011-11-30 1616
4692 200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428호 2001.5.19-오 케이 2002-03-20 1614
4691 2007년 링겔 링게르 링거 [1] 2007-09-05 1613
4690 200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418호 2001.3.31.-폭탄 안 던지길 참 잘했다. 2002-03-20 1613
4689 2000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250호 2000.6.29 -흙 파먹기 2002-03-18 1611
4688 2002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531호 2002.4.29..두 시간동안 치운 쓰레기 2002-05-02 1610
4687 2012년 햇볕같은이야기 제4319호 2012-03-02 1610
4686 2002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496호 2002.2.25..남을 앞세우며 살디 2002-03-20 1608
4685 2002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478호 2002.1.5..올해는 마치 2002-03-20 1606
4684 2000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345호 2000.10.30-15년동안 읽은 성경 2002-03-20 1605
4683 201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4041호 2011-03-31 1602
4682 2008년 지리산과 성경산 종주 [1] 2008-11-04 1598
4681 2008년 황사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1] 2008-10-15 1598
4680 200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419호 2001.4.3.-동네잔치 2002-03-20 1595
4679 2001년 햇볕같은이야기 제1468호 2001.11.28.. 타락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사회 2002-03-20 1594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