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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128-5.8】 무제
비학산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가 네 곳인데, 그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금남파출소 옆에서 시작하는 길로 올라간다. 금남파출소 옆에는 우리동네 상징인 커다란 둥구나무(느티나무)가 있다. 표지판의 설명으로는 수령이 약 120년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지가 사방으로 쫙 퍼져서 정말 우람하고 거대해 마치 바람에 나부끼는 록 가수들의 헝클어진 머리카락 같았다. 그런데 21세기 신문물인 ‘사다리차’가 오더니 위쪽으로 쭉 올라가서 전기톱으로 나무 이발 커트를 하기 시작했다.
며칠에 걸쳐서 트럭으로 열일곱대분의 가지를 잘라냈다. 나무가 마치 털빠진 닭처럼 변해버렸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이제야 제법 푸릇푸릇 잎사귀를 내기 시작한다. 아, 과거의 영광은 온데간데 없고 웬 젊은이 나무가 서 있네. ⓒ최용우
2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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