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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지성화
사도행전 8:26~40
한국인의 독서량은 세계 최저수준이라고 합니다. 문화체육부가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2024. 4. 18)에 의하면 성인 한 사람의 연간 독서량이 3.9 권입니다. 한 해 동안 책을 한 권 이상(전자 책, 듣는 책 포함) 읽는 성인 비율은 43%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은 한 해 동안 책 한 권 읽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뉴스를 접하며 그리스도인의 독서 실태가 궁금했습니다만 마땅한 자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미루어 짐작하건데 일반 사회보다 독서량이 많다는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그 시작부터 매우 지성적인 교회였습니다. 선교사가 들어오기 전에 이미 우리말로 성경을 번역하여 한글의 근대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는가 하면(1882) 교회가 시작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사경회 열풍이 불어 성경 공부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1980년대 제자 훈련 붐이 일어난 것도 기독교 지성의 좋은 징조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국교회는 우민화의 교회의 길을 걸었습니다. 선교사들은 선교지 교회 지도자들에게 높은 지성 훈련을 시키지 않았고, 교회 지도자들 역시 교우들에게 지성에 기반한 신앙 성숙을 도모하기를 꺼렸습니다. 순종과 헌신을 미덕으로 가르쳤습니다. 독서를 권하기보다 기도를 강조하였고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기보다 개인적 복락을 우선시하였고 교회 안에 독서 공간을 마련하기보다 카페를 설치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바늘 뼈에 두부 살처럼 규모에 비하여 허약한 체질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낀 이들이 교회 안에 도서실을 설치하고 독서 토론을 이어가고 주보에 글감을 제공하는 일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한국 교회가 살 길은 믿음의 지성화에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고위 관리 한 사람이 예루살렘을 방문하고 돌아가는 광야의 마차 안에서 이사야의 글을 읽고 있었습니다. 호기심과 간절함으로 책을 대하였지만 그 의미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때 성령님은 빌립을 그에게 근접시켰습니다. 지성의 허기를 느끼던 에티오피아의 관리는 빌립을 통하여 자신이 읽고 있던 책의 비밀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세례받기를 자청하였고 이전과는 전혀 새로운 삶의 길을 기쁨으로 갔습니다.
주님, 지성이 만능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성이 그리스도를 만나면 놀라운 변화를 촉발합니다. 오늘 한국교회의 결핍이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책들이 빛을 보게 하여 주십시오.
2024. 5. 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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