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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교회
사도행전 13:1~12
안디옥의 이방인 가운데에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 이들이 생겼고 그들이 교회를 이루었습니다. 안디옥교회는 유명한 사도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성도들에 의해서 설립되었습니다. 성경은 단지 ‘키프로스 사람과 구레네 사람’(11:20)이라고만 언급할 뿐입니다. 교회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이고 전환기적인 사건을 소홀히 기록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 공로를 치하하거나 강조하는 일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성경 저자의 판단이라 생각하며 작은 선행을 침소봉대하고 보잘것없는 공적을 과장하거나 확대하는 현대교회의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착한 일일수록 아무도 모르게 해야 덕이 서는 법입니다.
안디옥교회가 한 일 가운데 칭찬할 점이 적어도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형제교회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부조하였다는 점입니다. 온 땅에 흉년이 들었을 때에 안디옥교회는 유대의 형제들을 위하여 힘에 지나도록 부조하였습니다. 단순한 생색내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진심으로 유대 형제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각각 자기 형편에 따라 몫을 정하여”(11:29) 구제금을 마련하여 바나바와 사울 편에 예루살렘교회 장로들에게 보냈습니다. 기근이 안디옥에도 임했지만 그들은 자신들보다 더 열악한 형편의 형제들을 생각하였습니다. 착한 일일수록 최선을 다하는 법입니다. 참 아름다운 연대입니다. 교회의 아름다움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안디옥교회의 또 다른 칭찬거리는 교회 역사상 최초로 선교사를 파송하였다는 점입니다. 억지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역사적 사명을 수행하였습니다. 거룩한 일은 억지로 하거나 의무감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성령의 역사에 순종하였습니다.
“너희는 나를 위해서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워라. 내가 그들에게 맡기려 하는 일이 있다.”(13:2)
역사상 수많은 교회가 세워지고 스러졌습니다. 안디옥교회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교회는 물리적 시간으로 영원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아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착한 마음과 인류 구원을 위한 자발적 선교를 통하여 구현됩니다.
주님, 안디옥교회는 참 좋은 교회였습니다. 교회가 목적화되는 시대에 안디옥교회를 통하여 천국의 영원성을 배웁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주님 나라를 일떠 세운 안디옥교회가 그립습니다.
2024. 5. 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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