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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의 반민족성
예레미야 27:1~11
예레미야는 이미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다가 성전을 기반으로 하는 기득 종교 권력인 제사장과 예언자들로부터 사형에 처해질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런데도 예레미야는 다시 하나님의 말씀을 예언합니다. 청중이 듣기 싫어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예언이고, 그런 일을 끊임없이 하는 직임이 예언자의 본분이라면 그런 일을 맡기신 하나님이 너무 가혹하십니다. 듣기 좋은 소리를 하여 칭송과 환호를 받는 예언자를 허락할 수는 없는 걸까요?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예레미야의 예언이 반민족적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유다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많은 성경 사본들은 1절의 ‘여호야김’을 3절과 같이 ‘시드기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합니다) 때에 줄과 멍에를 만들어 목에 거는 퍼포먼스를 행합니다. 줄과 멍에는 가축이나 노예에게 소요되는 물건입니다. 즉 예레미야의 상징 행동은 유다를 비롯한 주변 나라에게 바빌로니아에 의한 노예적 운명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고지하는 셈입니다. 예레미야는 여러 나라의 사신들 앞에서 이를 행하였습니다. 유다 왕 시드기야를 만나 반 바빌로니아 연합을 도모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와 있는 에돔과 모압과 암몬, 그리고 두로와 시돈 왕의 사신들이었습니다. 나라가 망한다는 사실도 슬프기 짝이 없는데 바빌로니아의 통치를 하나님의 뜻으로 수용하라는 반민족 예언은 더욱 이해 불가합니다. 게다가 바빌로니아에 맞서기 위하여 머리를 맞대는 구국 전선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예언자의 행위인지 의구스럽습니다.
“바빌로니아 왕 느부갓네살을 섬기지 않으며, 바빌로니아 왕의 멍에를 목에 메지 않는 민족이나 나라가 있으면, 나는 그 민족을 전쟁과 기근과 염병으로 처벌해서라도, 그들을 바빌로니아 왕의 손에 멸망당하게 하겠다. 나 주의 말이다.”(27:8)
예레미야는 바빌로니아의 통치를 그동안 유다가 자행한 죄와 악에 대한 징벌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바빌로니아의 통치에 순응하라고 예언합니다. 이에 비하여 거짓 예언자와 점쟁이와 해몽가와 박수와 마술사들은 민족애에 터하여 한 목소리로 반바빌로니아 전선 구축을 외치며 바빌로니아의 왕권을 부정합니다(9). 예레미야는 심판을 선포하고, 거짓 예언자들은 구원을 예언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민족을 사랑하는 일과 하나님을 따르는 일 사이에 모순이 없기를 간절히 빕니다. 참과 거짓이 혼재된 세상에서 반듯한 삶을 살기 위하여 온전한 분별력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024. 7. 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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