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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무능력
예레미야 39:1~18
결국 예루살렘은 바빌로니아에게 함락되고 말았습니다. 시드기야가 왕이 된 지 11년 4달 9일의 일이었습니다. 이날은 유다의 믿음이 무너진 날입니다. 세상에 어떤 일이 있어도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믿음이 헛믿음이었음을 비로소 알게 된 셈입니다. 철석같이 믿었는데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여지없이 무너지는 예루살렘을 보면서 주민들은 경악하였고 당혹하였습니다.
“유다 왕 시드기야와 그의 모든 군인들은 쳐들어오는 적군을 보고서, 모두 도망하였다. 그들은 밤에 왕의 동산 길을 통과하여, 두 성벽을 잇는 통로를 지나, 아라바 쪽으로 도망하였다.”(39:4)
시드기야 왕과 유다 군인들은 모두 도망가다가 붙잡혔습니다. 결사항전하다가 전사를 하거나 더 이상 어쩔 수 없어 항복하였더라면 이렇게 부끄럽지 않았을 것입니다. 왕국을 대표하는 왕이, 그리고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군인이 살길을 찾아 도망가다가 붙잡혔습니다. 우리 역사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선조(1552~1608)는 임진왜란(1592) 때에 백성과 국가를 버리고 피난길을 택했습니다. 이순신의 활약과 백성의 구국일념으로 임진왜란을 극복하였지만, 무너진 국가 시스템을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후 인조(1595~1649)는 정묘호란(1627)과 병자호란(1636)을 거치면서 치욕을 당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은 대전으로 피난을 갔지만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군인과 장관들은 서울에 있다’고 방송하였고 전시작전권(작전통제권)을 미군에게 넘겼습니다. 그후 평시 작전통제권이 한국군으로 넘어온 것은 1994년이었습니다만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안타깝고 부끄러운 지도자의 무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도자가 지혜로웠다면 당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도망갔던 시드기야 왕은 적군에게 붙잡혀 바빌로니아 왕 느부갓네살 앞에 서야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두 아들과 유다 귀족들의 죽음을 보아야 했습니다. 시드기야 자신은 두 눈이 뽑혀 쇠사슬에 묶인 채 바빌로니아로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왕과 귀족들에게 이날은 치욕과 절망의 날이었지만 바빌로니아 근위대장 느부사라단은 가진 것 없이 살던 빈민들에게 포도원과 농토를 나누어주었습니다(10). 예레미야 역시 바빌로니아의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예레미야를 편들었던 에티오피아 환관 에벳멜렉의 생명도 구하였습니다. 인간사의 비애와 복잡성을 느낍니다.
2024. 7. 28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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