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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열왕기하 1:13~18
《파리대왕》(1954)은 영국의 소설가 윌리엄 골딩(1911~1993)에게 노벨문학상(1983)을 안긴 작품입니다. 핵전쟁을 피해 피난 가던 영국 청소년 일행이 탄 비행기가 무인도에 불시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소년들은 민주적 절차를 따라 랄프라는 소년을 지도자로 선출하였습니다. 그는 비를 피하기 위하여 오두막을 짓고 구조 요청을 위해 봉화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도자 선거에서 패배한 잭은 자신의 패배에 불만을 가집니다. 그는 2인자로서의 임무인 사냥을 통하여 힘으로 랄프와 맞섭니다. 이성적인 판단이나 합리적 사고보다 탐욕과 야만성이 드러나면서 공동체는 애궂은 희생을 치러야 했고 큰 위기를 맞습니다. 인간이 극한 상황에 처하면 악마적 본성이 드러난다는 점이 소설 속에 스며있습니다. 생존 욕망은 인간을 가장 쉽게 타락시키며 자신의 악행을 합리화하는 명분이 됩니다. 소설의 제목 《파리대왕》은 성경에 등장하는 가나안의 신 ‘바알세붑’을 말합니다.
아합이 죽고 난 후 그의 아들 아하시야가 왕위에 올랐습니다. 아하시야는 어느 날 사마리아 궁의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습니다. 아하시야는 블레셋의 5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에그론에 사절단을 보내 바알세붑(파리대왕)에게 자기 병이 나을 수 있을지를 물어 보게 하였습니다(1:2). 블레셋은 이스라엘의 가치에 반하는 나라이고 바알세붑은 그들의 신 바알세불(높은 거처의 주인)을 폄하하고 모욕하기 위하여 부른 이름입니다. 신약에서는 사탄, 또는 귀신의 왕을 뜻합니다(마 12:24, 27, 막 3:22, 눅 11:15, 18).
그런데 아하시야의 사절단을 엘리야가 막아서서 “너희가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물으러 가다니,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느냐?”(1:3) 핀잔하며 왕의 죽음을 예고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그러자 아하시야는 50명의 군사를 동원하여 두 번이나 엘리야를 잡으러 보냈습니다. 그때마다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군사들을 태워 죽였습니다. 왕은 세 번째로 군사를 보냈는데 세 번째 오십부장은 엘리야에게 “목숨을 귀하게 여겨 주십시오”(1:14) 간청하여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 군사를 보내어 맞서려고 한 아하시야의 무모함이 딱하고 슬픕니다. 무식할수록 용감하기 마련입니다.
주님, 진실과 정의를 이길 힘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힘으로 맞서려는 지도자의 무지와 용맹이 자기 죽음을 재촉하는 일임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진실하고 정의로운 지도자를 꿈꿉니다.
2024. 9. 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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