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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근본주의]
1. 세계의 주요 종교는 모두 '경전'을 갖고 있습니다.
2.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은 자신들의 경전을 '신의 계시'라고 믿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3. 기독교의 경전은 '성서'입니다. 기독교인은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기고 깍듯하게 대합니다.
4. 하지만 성서는 '해석'을 필요로 합니다. 성서를 올바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수입니다. 가령 성서가 기록되던 고대 지중해 세계의 문화와 역사를 잘 알아야 하고,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 등 고대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2천년 기독교 역사에서 성서가 어떻게 해석되어왔는지에 대한 지식도 필수입니다. 이런 다양한 '툴'을 사용해서 보편타당한 해석을 시도할 때 '성서의 뜻'이 드러납니다.
5. 기독교인들 중에는 이런 복잡한 해석의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자신은 성서를 문자 그대로 읽고 또 믿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기독교인들을 가리켜 '근본주의자'라고 합니다.
따라서 기독교 근본주의자란 '문자주의자'란 말로 바꿔 쓸 수 있겠습니다.
만약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으면, 신의 천지창조는 6일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에 완성되고, 그 결과 우주와 지구의 역사는 1만년이 채 안 되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또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으면 인간은 신이 진흙을 빚어서 만들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식의 문자적 성서 읽기가 과연 맞느냐는 것입니다.
기독교 역사에 출현한 수많은 신학자들은 이미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으면 득보다 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성서 해석'의 방법과 내용이 발달한 것입니다.
6. 그러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고 믿는 것이야말로 '좋은 신앙', 나아가 '참된 신앙'이라고 확신합니다.
반대로 성서를 상징적, 역사적, 문학적, 문법적 방법을 다양하게 사용하게 더 깊은 의미를 찾아내려는 시도에 대해 '불온'하다는 딱지를 붙이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7. 그런데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고 또 그것을 강변할 수록, 즉 자신의 신앙의 순수함과 우울성을 과시할 수록, 그 결과는 참혹하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시민사회가 볼 때 문자적인 신앙을 강조하는 교회는 '반지성 집단'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주의 역사가 139억년이라고 간주하는 시대에 6천년 짜리 창조론이라니!)
그리고 그런 '또라이'같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회를 반사회적인 집단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전도와 선교'의 문이 막힙니다.
즉, 기독교 근본주의자 혹은 성서 문자주의자들은 자신의 믿음을 확신하고 과시하기 위해서 결국은 교회의 전도의 문을 닫아버리는 사태를 초래하면서도, 이에 대해 아무런 성찰을 못하는 자들인 것입니다.
8. 윤석열 정권에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요직에 발탁하는 현상이 잦습니다.
재밌는 것은 이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단순히 성서 문자주의에 머물지 않고, 친일-반인권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 주류 개신교의 신학적-역사적-사회적 좌표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윤석열 정권을 지지하는 기독교인들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독실한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을 요직에 발탁하는 현상을 보면서, 현 정권이 '기독교 친화적'인 정권이라면서 더욱 호감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권에서 '성서 문자주의자'들이 득세할수록, 교회의 사회적 위상은 더욱 추락하고 고립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전도와 선교의 문이 확 닫힐 것입니다.
아무튼,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현상을 보면서 저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선호하는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가장 반 기독교적인 정권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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