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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열왕기하 4:38~44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 일대에 규모 7.9의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지진도 지진이지만 이어진 화재와 폭동으로 1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습니다. 특히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일제는 동포들을 무참하게 학살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므로 일본 정부에 대한 책임과 불만이 비껴갈 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 잘못도 없는 동포가 수없이 죽어갔습니다. 당시 일본 내무성에서는 조선인 희생자를 231명으로 발표하였고, 조선총독부는 832명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독립신문>은 유학생이 중심이 된 ‘재일본 간토지방 이재동포 위문반’을 인용하여 6,661명이 희생되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독일 외무부는 그 4배인 2만 3천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세상에는 독을 짓는 사람이 있고, 해독제를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과 글에 완악한 흑백논리로 미움과 증오와 대결과 독설을 퍼트려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은 마치 무흠한 사람인 체하고, 정의의 사도인 양 거들먹거리며 함부로 남을 정죄하고 가르치려 합니다. 절대 가치를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독선의 사고방식은 세상을 어둡게 합니다. 그런 이들은 자신이 정한 목표를 절대화하고 남과 타협하는 것을 굴욕으로 여깁니다. 이런 이가 지도자 노릇하는 세상은 그 공동체 구성원을 불행하게 합니다. 안타깝게도 오늘 우리 민족이 꼭 그 꼴입니다.
그런 세상에서도 사회가 망하지 않고 평상을 유지하는 이유가 있다면 해독제를 만드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슬을 마시고도 뱀처럼 독을 짓는 이가 있고, 벌처럼 꿀을 만드는 이가 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평화를 추구하며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는 사람, 이익을 위해 살지 않고 의를 위해 사는 사람, 작고 연약한 이의 손을 잡아줄 줄 아는 따뜻한 마음가짐의 사람입니다.
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오고, 하나님의 사람들 공동체에도 흉년은 찾아옵니다. 사악한 사람만 곤란에 처하는 것은 아닙니다. 착하고 정직한 사람에게도 위기는 찾아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에게 찾아온 위기는 모험하는 인생의 멋을 만들고, 삶을 풍성하게 하고, 인생을 의미있게 하며 하나님을 더 신뢰하게 만듭니다.
주님, 엘리사 판 오병이어의 기적이 오늘 우리 사회에서도 실현될 수 있기를 빕니다. 악을 조장하는 일을 중단하고 평화를 도모하는 마음을 심어주십시오.
2024. 9. 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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