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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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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어찌 명품 백을 받을 때냐?”
열왕기하 5:15~27
공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특별한 편의 제공의 대가로 주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을 ‘뇌물’이라고 합니다. 뇌물은 건강한 사회를 가로막는 암적인 요소입니다. 그래서 상식을 갖춘 사회에서는 뇌물의 자리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하도 이런 문제가 잦아서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습니다. 공직사회가 청렴하여야 정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고 그래야 시민이 행복한 사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법이 있으면 뭐 합니까?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사람이 명품 가방과 비싼 술과 화장품을 뇌물로 받아도 검찰이 선물로 둔갑시키는 신묘막측한 나라다 보니 말입니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을 공부 많이 하고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어른들이 모르는 세상이니 웃겨도 너무 웃기는 세상입니다. 엘리사가 부정한 뇌물을 받은 게하시에게 호통치는 소리가 꼭 지금 우리 사회를 향한 꾸중처럼 들립니다.
“지금이 은을 받고 옷을 받고, 올리브 기름과 포도나무와 양과 소와 남녀 종을 취할 때냐?”(5:26)
시리아의 군사령관 나아만은 자신의 불치병이 치료된 사실에 감사하며 엘리사에게 선물을 주고자 여러 차례 강권하였습니다. 하지만 엘리사는 한사코 이를 거절하였습니다. 무엇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고, 이미 나아만의 “이제부터 주님 이외에 다른 신들에게는 번제나 희생제를 드리지 않겠습니다”(5:17)는 고백 자체가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일신 신앙에 이른 나아만도 훌륭하고 선물을 거절한 엘리사도 귀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일어났습니다. ‘용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이 있으나 다 그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훌륭한 예언자 아래에 간사한 제자가 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엘리사의 사환 게하시는 선물을 주지 못해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나아만을 뒤쫓아가 엘리사의 이름을 도용하고 거짓말을 하여 은 두 달란트와 옷 두 벌을 받아왔습니다. 게하시는 나아만을 속일 수는 있었으나 엘리사를 속일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나아만의 병을 자신과 자기 후손에게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방인 나아만은 믿음으로 고침 받았는데 하나님의 종 게하시는 욕심으로 그 병을 얻었습니다.
주님, 뇌물을 일상으로 사는 이들에게 게하시가 받은 벌을 내려 주십시오. 선물도 사양한 엘리사의 청렴함을 배우게 하여 주십시오. 부디 저희를 탐욕에서 자유케 하여 주십시오.
2024. 9. 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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