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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온다
열왕기하 8:1~15
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름을 따라 고향인 갈대아 우르에서 가나안으로 이주하였지만 가나안이 천국은 아니었습니다. 도리어 그 땅에 혹독한 흉년이 들었습니다. 결국 아브라함은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 했습니다. 성경 역사에서 이집트는 하나님을 반대하는 세력으로 지칭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그 편에 몸을 의탁하는 것이 지혜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님은 아기 시절에 이집트로 피난을 가셨고, 다윗도 사울에게 쫓기던 시절 블레셋에 몸을 의탁하기도 하였습니다.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부화하듯 때로 하나님의 백성은 남의 터전에서 생명을 보존하고 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따지기보다 생명을 이어가시는 하나님의 오묘한 질서에 경탄함이 옳지 싶습니다. 그 뜻을 다 헤어릴 수는 없지만 그 과정을 통하여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고 번성시키며 구원을 체휼하게 하시는 섭리를 봅니다.
“부인은 가족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서, 가족이 몸붙여 살 만한 곳으로 가서 지내시오. 주님께서 기근을 명하셨기 때문에, 이 땅에 일곱 해 동안 기근이 들 것이오.”(8:1)
엘리사를 위하여 다락방을 만들어 성심껏 섬겼던 수넴 여인, 자식이 없던 부부가 주님의 은총을 입어 아들을 낳아 가족의 기쁨을 알게 하였지만 아들이 죽어 슬픔이 컸던 여인, 그런 중에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희망을 버리지 않아 결국 아들의 생명이 돌아오는 모습을 빠짐없이 본 여인에게 엘리사가 이른 말입니다. 하나님 편에서 보면 모든 은총에 차별이 없지만 사람 입장에서는 모든 은총에는 다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수넴 여인의 가족은 일곱 해 동안 블레셋으로 피난을 갔습니다. 그리고 기근의 기간이 지나자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와 일곱 해 전의 소유를 다시 회복하였습니다.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유독 수넴 여인을 특정하여 피난과 회복에 이르게 한 저의가 궁금합니다만 약속의 백성에게 찾아오는 고난은 두려워하기보다 모험의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듣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주님은 놀라운 확신과 큰 기쁨에 이르는 선물을 주십니다.
주님, 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옵니다. 복지사회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고 민주 사회도 부침이 있기 마련입니다. 시공에 갇혀 사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주님의 은총을 바랄 뿐입니다.
2024. 9. 1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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