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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마음 심도
모임에 한 분이 참석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다른 분은 “하루 전 연락하지 않아 약속 날짜를 잊은 것 아니냐”고 하셨습니다. 그건 아니었습니다. 모두 같이 결정했고 중간에 단톡방에서 다시 한번 모임을 공지했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정말로 하루 전 다시 한번 연락을 받지 못해 참석을 못 하셨더군요.
적지 않은 분이 이런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저도 예외가 아닙니다. 약속 날짜를 정하면 공지도 하고 중간에 연락도 합니다. 이런 일이 너무 일반화돼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약속한 날짜를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게 된 건 아닌지, 이런 생각이 우리 안에 자리 잡게 된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반성해 봅니다. 삶에 성의가 없어졌나 하는 반성이죠. 약속을 포함해 일이든 사람이든 성의 있게 대하고 다뤄야 하는데 편리한 도구가 많아져 굳이 마음에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우리 삶을 얕게 만든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편리함이 우리 ‘마음 심도’를 자꾸 얕게 하는 건 아닐까요. 성경에 보면 ‘기억하라’는 말씀이 참 많은데 신앙적으로도, 일반 생활에서도 마음 심도를 깊게 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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