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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여자가 눈을 그리고 머리를 꾸민들…
열왕기하 9:27~37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도 있지만 친구 따라 지옥에 가기도 합니다. 유다 왕 아하시야가 그랬습니다. 남왕조와 북왕조의 친화정책으로 이스라엘과 유다는 보기 드문 밀월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고 그 원리와 과정과 결과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서로 잡아먹지 못해 으르릉거리는 한반도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열과 갈등을 해결하는 평화의 본보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가장 큰 공통분모인 하나님의 계명에 대한 순종을 간과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리를 배제한 화해정책이 과연 진정한 평화에 이를 수 있을까요? 무늬만 평화였지 실제는 평화와 무관하였습니다. 유다 왕 아하시야의 어머니는 아합과 이세벨의 딸 아달랴였습니다. 아버지의 혈통으로는 다윗의 길을 가야 하지만 그는 외가인 아합의 길을 따랐습니다. 역성혁명을 일으켜 이스라엘 왕 요람을 죽인 예후는 도망가는 아하시야를 무깃도까지 뒤쫓아가서 죽였습니다. 이로써 이스라엘과 유다의 파국은 눈에 보듯 선하고, 장차 두 왕국이 펼쳐갈 정쟁도 어떠할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평화의 시대에 평화를 정착시키지 못한 아하시야와 요람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스라엘과 유다의 왕을 한꺼번에 죽인 예후가 이스르엘에 들어오자 이세벨이 “눈 화장을 하고 머리를 아름답게 꾸미고”(30) 나와서 예후에게 도발적으로 ‘평화의 인사’를 합니다. 이는 예후가 역성혁명을 일으켜 왕은 죽였으나 아직 자기 세력이 약하고 명분이 없는 만큼 왕비인 자신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당시 세계에서 역성혁명을 일으킨 자는 전 왕의 아내를 취하는 일이 잦았습니다(왕상 2:17, 22). 모름지기 이세벨이 노렸던 점이 바로 여기에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후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이세벨과 예후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하를 부추겨 이세벨을 창밖으로 던져 비참한 죽음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예후는 이세벨을 ‘저주받은 여자’(34)로 칭하는 한편, 시돈 왕 엣바알의 딸이자 아합의 아내였던 만큼 장례를 치르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세벨의 시신을 개가 먹었고, 수습되지 못한 주검은 밭의 거름이 되었습니다. 힘이 있다고 악용하면 큰일납니다.
주님, 힘을 숭배하는 이세벨은 지금 우리 주변에도 있습니다. 미모와 사교술로, 그리고 미신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하려는 그가 비참한 결말에 이르기 전에 속히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여주십시오.
2024년 9월 2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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