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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가 중요하다
열왕기하 10:18~36
예후는 철저하게 구권력의 핵심부를 도려내었습니다. 아합의 아들들과 친족은 물론 그 편에 섰던 관리들도 처단하였습니다. 그리고 레갑의 아들 여호나답과 함께 바알 제사장을 응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거룩한 대회를 연다는 미명 아래 바알 제사장들을 바알 신전에 한데 모아놓고 예복을 입혔습니다. 그리고 “여기 여러분 가운데 주 하나님을 섬기는 종들이 있지나 않은지 살펴보십시오. 여기에는 다만 바알의 종들만 있어야 합니다”(10:23)고 하여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하나님의 종이 봉변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주도면밀하고 신중하게 준비하였습니다.
정의는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힘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지입니다. 과거 일제강탈기 때에 항일과 독립운동에 참여한 것은 힘이 강해서가 아니라 의지가 뜨거웠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지금도 그렇습니다. 사회·정치·경제 정의를 세우고, 생태계의 평화를 도모하고, 인류 사회의 보편적 인권을 신장시키는 일은 의지의 문제입니다. 한반도의 일치와 평화 역시 의지의 문제입니다. 적대적 공생관계로 자기 자리나 보전하려는 이들의 얕은 수로는 평화와 일치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신앙에서도 의지가 중요합니다. 지식과 감정도 필요하지만 전적 의탁과 믿는 바를 오늘 여기서 실천하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현재적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인의 의지에 의하여서만 실현됩니다. 우리 속담에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모두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우상을 거부하고 불의에 저항하고 전쟁을 반대하고, 주님 나라의 질서를 실천하는 일은 신앙인이 가져야 태도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조심할 일이 있습니다. 사탄을 쫓아내기 위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탄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악을 응징하기 위하여 악을 도구화하고, 정의를 추구한다면서 불의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진실을 드러내기 위하여 거짓을 수단화하기도 합니다. 평화를 추구한다면서 전쟁을 획책합니다. 이럴 경우에 박수를 쳐야 하는지, 아니면 비판을 하여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명령은 이행하기가 벅찹니다.
주님, “이렇게 하여 예후는 바알 종교를 이스라엘로부터 쓸어 내었다.”(10:28) 단호할 때는 단호하되 자기 의지가 삶과도 일치하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2024. 9. 22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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