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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287-10.13】 낑겼네
처가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아랫집 울타리에 호박 하나가 낑겼다. 호박이 작을 때 밑으로 늘어지지 말라고 울타리 사이에 받쳐놓은 것이 커지면서 그만 끼어버린 것 같다. ‘호박처럼 생겼다’는 말이 ‘못 생겼다’는 뜻인데 더 못 생겨져 버렸다.
‘호박 같이 생겼다’ ‘호박꽃도 꽃이냐?’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안 된다’. 모두 못생긴 여자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사전에도 호박이란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성 식물이며, 못생긴 여자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라고 나와 있다.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호박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세로로 큰 골이 나 있으며 짙은 녹색이나 황색인데 진짜로 미운 호박이다.
그런데 요즘 미국을 통해 들어온 호박은 매끄러운 표면과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어 가만히 보면 호박도 이쁘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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