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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풍랑
시편 107:23~43
지금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영종도가 그때는 섬이었습니다. 그때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면 물치도 앞으로 해서 영종도 구읍(龜邑)까지 갔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 영종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배를 놓쳤습니다. 게다가 풍랑주의보가 내려 모든 배들이 운항을 중지하였습니다. 군에서 휴가를 나와 다음날 복귀를 해야 하는 나는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작은 낚싯배 한 척이 사람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간신히 그 배를 탈 수 있었는데 작은 배에 정원의 두 배도 더 되는 사람들이 올랐습니다. 구읍을 출발한 배가 물치도 쯤 오자 술 냄새를 풍기는 선장이 승객들에게 배삯을 걷는다며 군복을 입고 있는 나에게 배의 키(?)를 맡겼습니다. 얼떨결에 맡기는 하였지만 생전 처음 만져본 배의 핸들이 여간 어색하고 무섭지 않았습니다.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의 마루에 오를 때는 마치 산 꼭대기에 오른 느낌이었고 골로 내려앉을 때에는 깊은 골짜기에 떨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폭이 커서 정말 무서웠습니다. 커다란 배가 지나가면서 만든 파고는 배를 심하게 기우뚱거리게 하였습니다. 승객들은 그럴 때마다 소리를 질렀고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 나도 배에 탄 사람 가운데 하나였지만 키를 잠시 잡았다는 이유로 배의 안전과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키를 잡은 손이 땀으로 흥건해졌습니다. 오늘 본문을 읽다가 떠오른 4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배들은 하늘 높이 떠올랐다가 깊은 바다로 떨어진다. 그런 위기에서 그들은 얼이 빠지고 간담이 녹는다. 그들이 모두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흔들리니, 그들의 지혜가 모두 쓸모없이 된다.”(107:26~27)
세상 풍랑에 멀미를 느끼는 요즈음입니다. 한반도의 남과 북의 지도자는 증오와 선동으로 자기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힘 자랑하는 나라들이 밀집해 있으니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일촉즉발, 사소한 불씨가 전면전이 될 수 있는데도 전쟁억지력은 보이지 않고 위기관리 능력도 무색합니다. 호전적이고 무도한 이들이 배의 키를 잡고있는 듯하여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주님, 풍랑이 잠잠해지고 물결이 잦아지기를 기도합니다. 지혜가 쓸모없는 형국에서 무지한 자들이 무모함을 즐기지 않도록 역사에 간섭하여 주십시오.
2024. 10. 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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