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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일기326-11.21】 곱게
한순간 활짝 피어 사람들의 얼굴에 잔잔한 웃음을 주던 코스모스 꽃이 갑자기 내린 서리를 맞고 꽃잎을 곱게 접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부분은 꽃잎이 떨어져 사라지고 꽃꼭지만 남아 있는데 워낙 갑자기 서리가 내리는 바람에 꽃이 그대로 ‘얼음 땡’ 상태가 되었다. 날씨 풀리면 다시 피어날 것만 같다.
꽃은 서리를 맞으면 끝장난다. 그런데 ‘서리를 기다리는 꽃’인 대상화(待霜花)가 있다. ‘국화’과에 해당하는 꽃들이다. 그래서 국화는 선비의 꽃인 사군자(四君子) 중에 하나이다. 오늘날에는 차가운 엄동설한이나 북풍한설에 버티는 4군자를 닮은 그런 꼬장꼬장하고 빠삭빠삭한 선비는 없다. 선비가 사라진 시대이다.
한때 화려했던 꽃이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마치 사라진 선비 같아서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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