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봉 선생의 아침 풍경
- 꽁초 비가 -
내가 어릴적엔 넝마주이가 많았다. 등 뒤이 커다란 삼태기망을 달고 동네 곳곳을 누비며 긴 집게로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무작위로 쓸어 가는 넝마주이!
풍문엔 넝마주이들이 어린 아이를 유괴 한다는 확인 되지 않은 이야기도 돌고, 마당에 널어 놓은 빨래나 곡식들을 담아 간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아마 이 모든 건 비루하게 살던 그 시절 그때의 삶을 단적으로 말하는 것이리라.
난 요즘 매일 아침 신개념 넝마주이, 아니 꽁초주이가 된다.
철물점에서 구입한 집게 하나 와 플라스틱으로 된 작은 화분을 손에 들고, 주차장 이저곳을 훓어 보며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꽁초를 줍는다.
난 어릴적부터 담배를 피는 사람이 싫었다. 담배연기가 그랬고, 아무데나 던지는 담배꽁초가 그렇고, 담배를 피운 후 독설스럽게 침을 뱉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매일 아침 담배꽁초를 줍는다.담배꽁초가 많다는 건, 어제 카페에 손님들이 많았다는 것이니 담배꽁초 안에도 두 얼굴의 비가가 담겨있다.
담배꽁초 한 개에 입맛을 다시고, 담배꽁초 두 개에 새로운 시간들을 맞는다.
주차장 패인 곳에 살얼음이 얼었다. 달력은 입춘이라고 말을 하지만, 봄은 아직 저만치에서 나를 바라다 본다.
언땅 일 순 있어도 언 마음으로 살지는 말아야지, 계절은 겨울이어도 인생은 겨울이지 않기를 바라면서, 흩어진 담배꽁초를 주으며, 난 또 하루를 살기 시작했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