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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하나님 나라가 시작됐다면
어제가 입춘이었지요. 온 누리가 흰 눈에 덮였고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지만 어느새 봄입니다. 봄은 한겨울 속에서 시나브로 시작됐습니다. 입춘은 설 립(立)에 봄 춘(春)이지요. 재미있는 말입니다. 봄이 일어선다, 봄을 일으켜 세운다, 그 말 아닙니까. 봄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농부들은 씨앗을 챙기고 언 땅에 거름을 뿌리며 봄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로마 황제의 꼭두각시 헤롯은 자신을 비판하는 요한을 잡아 가두었지요. 그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막 1:15, 새번역) 헤롯의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까이 왔다’라고 번역한 그리스어(엥기켄)에는 ‘손 안에 있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하나님 나라는 저기 바깥이 아니라 여기 우리 안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이지요. 예수님과 함께 하나님 나라가 이미 우리 안에서 태동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땅히 우리도 하나님 나라의 시민답게 깨어 일어서야지요.
서재경 원로목사(수원 한민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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