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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축제는 느리다
지난주 나는 여의도 봄꽂 축제에 갔다. 하얀 벚꽃송이들이 하늘을 가렸다. 깔깔거리는 소녀들처럼 꽃잎들도 서로 얼굴을 맞대고 웃는 듯했다. 맑고 화사하고 예뻤다. 벚꽃 터널을 지나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같이 느긋하고 편안하고 즐거워 보였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마치 슬로 모션을 보는 것 같았다. 서둘러 걷는 사람이 없었다. 천천히 몇 걸음 가다 멈추고 사진 찍기를 반복했다. 전혀 심각하지 않은 이야기를 속닥거리며 얼굴을 마주하고 웃었다. 어떤 이들은 여린 꽃잎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오래 머물렀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꽃에 취해서인지 사람들의 움직임은 느릿느릿했다. 바쁠 일이 없었다.
축제장 건너편 사무실 거리를 바라보았다. 직장인들은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황급히 걸어갔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삶의 속도가 다른 두 세상이 있었다. 나는 여의도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에게 금방 찍은 벚꽃 사진과 함께 문자를 보냈다. “아무리 바빠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벚꽃 선물을 놓치지 마세요.” 축제의 속도는 느리다. 축제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속도를 조금 늦추면 된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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