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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생의 아침풍경
-수박 두 쪽과 들꽃교회-
이웃 잘 만난 덕에 어제 아침부터 예초기를 돌렸다.
꽃이 환한 개망초일 때는 그럭저럭 눈 찔끔 감았는데, 누렇게 탈색되어 교회 풍광을 가리는 개망초는 나의 인내심에 분탕질을 해대는 것을…
예초기 줄이 빠져나감과 더불어 체력도 한계를 드러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시동을 껐다. 장화 속으로 날아든 풀 조각을 털어내고 길지도 않은 앞머리를 쓸어올리니 잘려나간 풀들 너머가 환하다.
시원한 물 한잔이 애인인 것을, 카페 테이블 위에 화장을 막 끝낸 새색씨 볼빛을 닮은 수박 두 쪽이 흰 접시에 담겨 웃는다.
예초기 소리에 잠깬 우렁각시가 놓고 간 수박 두 쪽!
색바랜 개망초 눕고나니 들꽃이 환하고 찬란하다. 그 사이에서 우렁각시의 수박 두 쪽이 단물로 웃고 있다.
오늘도 들꽃공동체는 예초기 날처럼 사랑을 머금고 신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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