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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문고읽기050]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칼 힐티)

 

<책에서 한구절>

 

이 책 속에는 나 자신의 사색과 

생활 경험에 의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이것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이나 

적어도 특별히 괴로운 날에 읽어야 한다. 

그런 경우에 가장 적합한 사상이기에.

-<머리말>중에서

 

<독서일기>

칼 힐터는 괴로움으로 잠 못 이루는 인류를 위하여 하나님의 이름으로 명상의 세계, 악몽이 없는 평화로운 잠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의 글에는 하나님에 대한 겸허한 기도가 있고, 박학한 선비의 지혜가 있으며, 존경과 부러움을 받으며 일생을 보낸 노 대가의 부드러운 타이름이 있다.

칼 힐터의 글은 잔재주와 말장난이 없고 솔직하고 담백하여 읽는 이의 영혼을 정화시켜 준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돈독해지고 마음이 착해지게 한다. 이 책은 무슨 주장이나 론(論)이나 철학이나 설명문도 아니지만 읽고 나면 마음이 단정해진다. 그는 신학자가 아니면서도 어느 신학자 못지 않은 묵직한 신학적인 울림을 준다. 

1월1일부터 1년 동안의 일기 형식으로 짧막한 글들이 서로 이어지면서도 구분되어 있다. (옮김:홍경호 초판1976.11.5.) 

 

<저자>

카를 힐티(Carl Hilty, 1833년 - 1909년)는 스위스의 사상가·법률가이다. 스위스 베르덴베르크에서 출생하였다. 독일의 괴팅겐·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법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1855년 고향인 쿨로 돌아가 18년간 변호사로 활약하였고, 1873년부터 베를린 대학에서 헌법과 국제법을 강의하였으며, 1902년 이후 육군재판장이 되었다. 1909년에는 국제법의 권위자로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의 스위스 위원으로 임명되었다. 1909년 스위스 클라렌스에서 사망했다.《행복론》과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등이 특히 유명하다.

 

<차례>

칼 힐티론 / 홍경호

머리말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연보

 

<내용 맛보기>

 

1월 1일 

항상 위대한 사상에 살며 하찮은 것을 우습게 여기도록 노력하라. 이것이 인생에 있어서 그 많은 괴로움과 슬픔을 가장 손쉽게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가장 위대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사상은 신을 기독교의 형태로서 확실히 믿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지나치게 일그러지고 편협한 기독교가 존재해 온 것도 사실이며, 그것은 기독교의 진정한 본질과 교리와 동떨어져 고상한 사람들은 기독교를 멀리 해 오기도 했다. 

사람은 자신이 정화되고 싶다고 원하는 그 강도와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가 있다. 그러나 성품의 순금純金은 강력하고 계속 반복되는 정화에 의해서만 나타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병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것을 올바르게 이용한다는 것, 그것이 거기에 도달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1월 3일 

인생에 있어서 단 하나의 이성적인 목표는 이 땅위에 하나님의 나라, 불화와 생존 경쟁의 나라가 아닌 평화와 사랑의 나라를 이룩하는데 있다. 우리들 이 이일에 관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의 삶은 그 목적과 가치를 지니게 되며, 누구라도 봉사와 수고로써 거기에 참여할 수가 있다. 그리고 누구든 행동 이나 고뇌로써 거기에 관여할 수가 있다. 

때때로 신앙심 깊은 사람들은 중용의 길을 택하며 보통 하나님의 인도를 바란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일, 예컨대 결혼, 사교, 정치, 투기, 금전 문제 등 스스로 작정하여 행동하는 영역이 있다. 그런 경우 하나님에게서 충고를 구하기는 고사하고 그것을 하나님에게 보이기조차 꺼려한다.

자기의 생각이 부당하다는 것, 그래서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 일에 조심하고 괴로워하며 타인까지 괴롭힌다. 그러나 결국 불행에 빠지면 다시 하나님에게 구 원을 청하는데, 그것은 그들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만약 하나님이 잠시나마 그들이 마음대로 행동한 결과를 우선 그들에게 확실히 알려 준다고 해도 이상스러운 일은 못 되 리라. 

지나치게 일을 해서도 안되며 조화된 생활 양식으로 보아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적당하게 일을 하는 것은 가장 좋은 힘의 보존법이며 이완된 힘에 대해 유일하면서도 전혀 무해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