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겨자씨] 고양이의 탈주
덥고 습한 계절이 시작되었다. 아직 에어컨을 틀고 싶지는 않아서 현관문을 활짝 열고 망사문을 닫았다. 복도식 아파트라 열린 현관문으로 바람이 들어와 금세 시원해졌다. 자세히 보니 망사문 아래가 5cm쯤 찢어져 있었다. 임시로 테이프를 붙여야 하나? 망사문 전체를 갈기는 아까운데 어쩌지? 얼른 고쳐야겠다고 돌아섰는데, 몇 분 뒤 느낌이 셌다. “별아, 별이 어디 있어?” 고양이가 없어졌다.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찢어진 망사문틈으로 나간 것일까. 나보다 남편이 더 빨리 움직였다. 남편이 나가 보니 고양이가 엘리베이터 앞에 앉아 울고 있더란다. 조금만 늦었어도 생이별을 할 뻔했다. 삼시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고 늘어지게 자고 또 자는 묘생에 만족하는 줄 알았는데, 탈주를 감행하다니. 그는 흰 털 뭉치 안에 길들지 않는 야성을 숨기고 있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인데 어딜 나가!” 속상한 마음에 고양이를 야단쳤다. 사실 야단맞을 사람은 고양이가 아니라 나인데도, 내 부주의 때문에 고양이랑 영영 이별할 뻔했는데도 말은 그렇게 나갔다. 8년 전에 하수구에서 구조되어 우리 집으로 온 생명체를 끝까지 잘 돌보고 지킬 수 있기를.
정혜덕 작가
<겨자씨/국민일보>
첫 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175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
191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200
끝 페이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