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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생의 아침 풍경
낙하
주차장 입구 대봉 시 감나무 한그루에서 지난 봄
은하수처럼 달린 꽃으로 또 하나의 별무리를 보았다.
별 속에서 아이들이 자라 났다
점점 배가 불러 오며 얼굴을 갖추고 몸을 키워가며 골를 세우더니 꽃이 감으로 변하는 신비를 보여주었다.
바람 한줌에도 떨어져 뒹구는 감꽃들과 그 안에서 생을 다한 아이들이 그건 순리라는 듯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 보았다.
감꽃은 감이 되었어도 무수하게 낙하를 한다.
아가의 주먹에서 내 주먹처럼되었어도 그랬다.
그렇게 떨어지면 남아 있을 감이 없을 것 같아도, 감은 감잎 사이에서 여전히 나를 바라 보며 빛나고 있었다.
세차게 비가 내리던 간밤, 걱정을 안고 선 감나무 밑에는 생각보다 적은 감이 뒹굴고 있었다.
올려다 본 감나무에는 아직도 별들이 반짝였다. 그 반짝임 사이에서, 간밤 그들이 얼마나 처절한 싸움을 벌였는지 갈라지고 찢긴 잎사귀들이 대언해 주었다.
낙과와 빛이 나는 감 사이로 햇살 한줌이 내 눈을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죽어야 산다는 2000년 전 어느 젊은이의 외침도 지나갔다.
낙과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다.
경쟁하지 않고 순응하는 내공이 있다.
남을 떨어뜨려야 제가 산다는 욕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견디고 견뎌서 얻은 붉은 낮빛과 첫아이 볼같은 둥근 소망맘이 먼저 낙하한 벗들에게 치는 박수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아침, 떨어져 뒹구는 감에서 나는, 낙하의 우정을 배우고, 삶의 질서를 배우고, 어쩔 수 없음의 한계를 발견 한다.
돌아서는 내게 감나무가 말을 걸었다.
“걱정마! 너희들이 먹을 만큼의 나의 육신은 꼭 붙잡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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