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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쌤의 인생 풍경
-피정의 한 꼭지 중에서-
부석사 예찬!
동 태백, 서 소백산의 정기를 이어 받았다고 하는 영주시는 부석사가 자리함으로 그 말에 대한 깊이와 신뢰를 더 하는 것 같았다.
많은 사찰을 다녀 봤지만, 부석사가 내게 전해준 감동은 각별했다.
오르는 입구부터 무량수전이 자리 한 곳 까지 걸음이나 숨도 가볍게 하지 못하도록 장중하게 나를 얽어맨다.
채색되지 않은 단청으로 인해 요란 하지 않고, 무량수전을 중심에 놓고 길 양편으로 배치된 지붕으로 은밀함이 더욱 도드라지고, 펼침 대신에 집약이 오롯이 머리를 향해 몸통을 이어 간듯한 구조와 배열은 무량수전을 통해 아랫 세상이 극락정토로 변해간다는 교만함 마저 드러낸다.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 서서 내려다 보노라면, 보이는 것들 모두에서 깊이와 공간의 치밀한 질서를 보게 된다.
부석사에선 무엇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 심지어 사찰을 찾은 관광객이나 방문객들조차 무량수전이 가까워질수록 말 수를 줄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건 오름이 힘들어서 참는 호흡 때문이 아니라, 왠지 모르게 옷깃을 여미고 마음을 단정하게 추스려야할 듯한 알 수 없는 기운에 순응하는 것이리라.
이런 기운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전 안으로 들어가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는다는 것으로 증명이 된다.
이것이 부석사가 가진 힘일 것이다.
부석사를 다 내려와서 좌판을 펼치고 사과와 복숭아를 파는 여인을 만났다.
맛보기 사과에서 가을이 어슬렁거렸다. 한 봉지를 사서 들썩들썩 걷는데, 하늘 구름 사이로 연화미소를 짓는 부처께서 사과 한 개를 달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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