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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일기247-9.4】내 허리
책장 10짝 가운데 5짝을 빼고 5짝만 남기기로 했다. 그래서 책의 50%를 책장에서 빼야 했다. 오래된 책이나 이제 다시 볼 가능성이 없는 책이나 기타 등등 마구마구 과감하게 박스에 담다 보니 금방 60박스가 된다.
책장에 꽂혀보지도 못하고 책방 구석에 쌓여 있던 책들과,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책들도 과감하게 아웃시켰다.
작년에 약 30박스를 재활용으로 밖에 내놓으면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나 이번에는 고물상에 직접 가져가라고 여기저기 전화를 해 보니 폐지를 받는 고물상이 하나도 없었다.
시청에 문의를 해서 겨우겨우 폐지 가져가는 업체를 알아냈다. 그리고 트럭이 한 대 왔다. 대충 실어가면 될 줄 알고 덜렁덜렁 왔는데 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책박스를 보고 기절~...
장정 두 사람과 내가 달려들어서 트럭에 실었다. 얼마나 무거운지 허리 뽀사지는 줄 알았다. 땀으로 목욕을 하고 입에서 단내가 났다. “아이고매~ 우리 오늘은 그만하고 시마이 하자잉~” 두 장정은 잔뜩 흐린 얼굴로 오늘 일은 다 끝났다고 하며 갔다.
책폐지 트럭 1대분에 3만원 받았다. 그냥 좀 두꺼운 책 1권 값이다. 공짜로 실어가라고 할 판에 3만원이 어디냐... 그 돈으로 저녁에 왕천치킨 한 마리 사서 아내와 맛있게 뜯어먹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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