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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아포리아와 기도
K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명을 듣는 순간 마음이 무너졌다. 10년 전 죽은 내 누님이 앓던 바로 그 병이었다. 사전에 발견하기 어렵고 예후가 매우 나쁜 병이다. K도 검사와 수술 사이 보름 동안 병세가 악화됐을 정도로 진행 속도가 빠르다. 그는 병약한 어머니를 수십 년간 모셨고 평생 한 교회를 섬긴 깨끗한 성도다. 병실에 누워 있는 그의 선한 두 눈에는 슬픈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기는 그나 가족들이나 나나 마찬가지였다. 삶의 아포리아(길이 없는 상황을 뜻하는 그리스어)에 빠진 것이다.
나는 의사도 사실상 손 놓은 K의 두 손을 굳게 잡았다. 그리고 “우리 살자”고 말했다. 내가 그를 살릴 방법은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남아 있었다. 우리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있을 시간을 더 달라고.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K처럼 퇴로 없는 한계상황에 처한 사람에게는 초월자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이 남아 있다고 했다. 삶의 아포리아에서는 기도가 그 길이다. 절망의 두려움을 이기는 유일한 생명의 길.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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