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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적인 거룩함에 대하여

무엇이든 이진락............... 조회 수 769 추천 수 0 2002.09.09 00: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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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와 자유 제1호

한국 교회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이원론적 사고방식이다. 이원론이란 서로 대립되는 두 가지 원리를 가지고서 사물과 세계와 인간을 해명하려고 하는 이론이다. 한국 교회는 대체로 영과 육을 대립적인 두 가지 원리로 생각하고, 거의 모든 일들을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의 두 영역으로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말씀과 기도와 전도와 교회 봉사는 영에 속한 것이고 일터와 사회와 문화는 육에 속한 것이다. 영에 속한 것은 선하거나 좋은 것이고 육에 속한 것은 악하거나 저급한 것이다. 이런 생각이 좀 더 구체화되면 교회와 세상을 대립적인 두 가지 원리로 보게 된다. 교회는 선하고 세상은 악하다. 교회와 관련된 것들은 무엇이든지 다 선이고 세상과 관련되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찌라도 무엇이든지 다 악이다. 이런 식으로 거룩한 것과 세상적인 것을 대립적이고 분리적인 구도에서 보는데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그런데 영에 속한 것이냐 육에 속한 것이냐를 따지고 영에 속한 것이 귀한 것이라는 말은 많이 하면서도 삶의 현장 가운데서는 별로 구분하지 않는다. 이왕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을 선택했으면 끝까지 밀고나가서 초지일관한다는 말이라도 들으면 좋을 터인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신앙적 분열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기복 신앙이다. 물론 기복 신앙을 가진 사람들도 하늘의 복과 구원의 복과 영적인 복을 더 크고 중요한 복으로 생각하고 땅의 복과 돈의 복과 육신의 복을 둘째 것으로 친다. 하지만 생각만 그렇게 한다. 항상 후자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대부분의 경우 하늘의 복은 땅의 복을 받기 위한 통로로 작동한다. 육에 속한 것과 세상에 속한 것을 악하고 열등하고 저급한 것으로 말하면서도 끊임없이 그것을 추구한다. 이것은 신앙적 분열 증세이다.
       성속(聖俗)을 구분하는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나마 좀 더 나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첫 번째 부류는 일관성을 가지고 끝까지 이 구분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다. 세상적인 모든 일에 일체 관심을 끊고 오직 주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고 내면 세계를 훈련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쾌락도 다 무가치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세상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인간은 어차피 세상 속에 살게 되어 있다. 인간이 있는 곳에는 어디나 돈의 유혹이 있고 쾌락의 추구가 있고 권력의 게임이 있다. 이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속(俗)의 세계를 완전히 떠나서 성(聖)의 세계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일 뿐이다. 다르게 말해서 삶의 현장 속에서의 현실적 일관성을 획득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속된 일에 착념하는 종교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자극제가 되었다. 교회의 역사에서도 이러한 이들은 있어왔다. 중세 시대에는 수도원적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나 초월자와의 신비적인 합일을 추구하는 신비주의자들이 있었고, 종교개혁시대에는 신령주의적 재세례파들이 있었다. 현대에 와서도 이들의 전통은 면면히 흘러오고 있다. 퀘이커교도들이나 메노나이트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부류는 세상 혹은 육적인 것이 교회 혹은 영적인 것을 위한 수단으로써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육적인 것이 그 자체로서는 무가치하거나 악한 것이지만 영적인 것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때에는 선하다고 생각한다. 좀 더 폭을 좁혀서 분명하게 말하자면, 세상 그 자체는 나쁜 것이지만 세상의 것들이 교회를 위하여 사용될 때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고 선한 것이 된다. 나의 직업이 그 자체로는 세상적인 것이라서 무용지물이지만 그것이 교회를 위한 것, 다시 말해서 많은 헌금을 해서 교회 사업에 공헌하거나 복음 전파의 훌륭한 수단으로 기능하는 일이 될 때는 한없는 가치를 가진다. 예를 들어보자. 모 대학생 선교 단체에서는 공부가 전도를 위한 수단으로 간주되었던 적이 있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열심히 공부해서 외국 유학을 간 후에 그곳에서 공부보다는 복음 전도에만 열중한다. 이 선교 단체의 학생들에게 공부는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것이다. 다만 복음 전도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일반적인 차원에서 말하자면 모두가 일단 세상적으로 성공하고 싶어하고, 그 성공을 수단으로 사용해서 교회적으로 공헌하려고 한다. 세상에서의 성공을 교회를 위한 봉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도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나왔는지 의문이다.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말 궁극적 가치의 실현에 더 큰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세상에서의 성공 전부를 교회를 위한 봉사에 바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세상에서 얻은 것 중의 일부만이 교회를 위한 봉사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자기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지 않은가?
       어떤 면에서는 모든 세상적인 것을 교회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자는 사고 방식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세상적인 것을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사고 방식이 영적인 원리가 아닌 세상적인 원리를 사용하여 세상에서 부와 권력을 획득한 뒤에 이를 교회를 위한 봉사에 사용한다는 의미를 함축하는 것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부와 쾌락과 권력이 현대인들의 우상이 되어갈 때 그 우상을 사용하여 교회를 위한 일에 사용할 수 없다. 그것은 아론이 금송아지를 만들어놓고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해낸 신이라고 백성들을 미혹한 것과 똑같다. 어떤 형태로든 교회가 중심이 되어서 세상을 수단으로 삼아서 교회 중심적인 가치관을 더욱 확고히 하려고 하는 모든 시도는 세상을 발아래 굽어보던 중세 교회식의 승리주의와 닮은꼴일 뿐이다. 교회는 승리주의를 추구하는 공동체가 아니다. 교회는 세상을 세상 되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공동체이다. 세상의 것이 우상이 되었을 때, 세상의 것을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놓는 것이 교회가 할 일이다.
       그렇다면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 혹은 교회적인 것과 세상적인 것은 어떤 관계에 있는가? 영이나 육이나 교회나 세상이나 다 하나님이 지으신 것으로써 하나님이 주인이시다. 그 어느 것도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은 없다. 하지만 교회와 세상이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는 사실은 영생을 얻는 신앙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믿음이 없는 죄인들의 경우에는 먼저 하나님의 죄용서와 화해와 구원의 말씀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일은 교회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교회가 더 우선적이다. 하지만 시간적인 우선 순위를 가질 뿐이다. 인간에게 뿌리깊이 박혀있는 죄 문제의 해결 없이는 어떠한 시작도 할 수 없으며, 죄용서의 복음을 교회가 선포한다는 의미에서 교회는 시간적인 우선 순위를 가진다. 하지만 가치의 우선 순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믿음의 세계로 들어온 다음에는 교회적인 것과 세상적인 것이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둘 다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의 생각을 좀 더 진행시켜보기로 하자. 어떤 신앙인 사업가가 훌륭한 전등을 개발해서 많은 돈을 벌었다. 그것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가 아니면 번 돈으로 교회 일에 많은 봉사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가? 어떤 신앙인 청년이 중등 교사가 되었다. 그것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가 아니면 학생들에게 보다 쉽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가? 소위 세상적인 영역의 일들이 교회 영역의 일들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됨으로써 정당성을 확보해야만 비로소 의미있는 일이 된다면 결과적으로 직업의 계급 구조가 생기게 된다. 더 거룩하고 가치있는 직업이 있고 보다 세속적이고 수준이 낮은 직업이 있게 된다. 이것은 종교개혁자들의 직업소명설적 견해와도 어긋난다. 루터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손을 통해서 암소의 젖을 짜신다.”고 말했다. 목동이 암소의 젖을 짜는 일과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일이 하나님 앞에서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서는 이원론적인 사고 방식을 극복할 수 없다.
       오늘날 기독교 진영에는 경건주의와 복음주의적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경건주의자나 복음주의자들은 전도가 모든 것에 앞서는 우선 순위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복음을 전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은 과연 옳은가? 그렇다면 왜 모든 사람들에게 당장 현재의 직업을 중단하고 지옥불에 빠져들고 있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만 전념하라고 강권하지 않는가? 지금 복음 전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의 일관성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선교지의 경우라면 당연히 복음 전도가 우선 순위에 있어서 가장 앞선다. 죄인의 영혼이 새생명을 얻고 하나님과의 화해와 축복 관계 속에 들어가야 의미있는 세상적 삶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도만 지나치게 강조되면 나중에 신앙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은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이 점에서 많이 부족했다. 서양은 기독교 문화의 튼튼한 토대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세상적인 것과 교회적인 것이 함께 간다. 다르게 표현하면 세상적인 거룩함의 추구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인구의 약 20%가 기독교인인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국은 아직도 선교지인가? 아니면 종교다원사회인가? 어느 쪽이던 간에 한국은 기독교 문화의 토대가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은 복음 전도에 힘을 더 써야 할 상황이라는 점은 인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복음 전도가 현재의 상황상 우선 순위를 가지는 것일 뿐이라는 점도 인정되어야 한다.
       어떤 기독교인들은 주로 세상 속에서 산다. 그러나 세상의 원리와 방법을 추구하지 않는다. 반면에 어떤 기독교인들은 주로 교회 안에서 산다. 그러나 세상의 원리와 방법을 추구하려고 한다. 세상에서건 교회에서건 세속적인 원리와 방법을 버리고 영적인 원리와 방법을 따라가야 간다. 특히나 세상에서 살아가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반드시 세상적인 거룩함을 추구해야 한다. 세상의 원리를 거룩하게 만들고 세상의 시간을 거룩하게 만들고 세상의 사람들을 거룩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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