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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일기315-11.11】 깜빡
아파트 앞 횡단보도 울타리 기둥 위에 테이크아웃 커피잔 하나가 올려져 있다. 커피는 반쯤 들어있으니 빈 컵을 저렇게 버린 것은 아닌 모양이다. 누군가 건널목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데 배꼽 정도 높이의 울타리 기둥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고,
아주 잠시 손에 들고 있던 커피를 무심코 그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신호가 바뀌자마자 그새 깜빡하고 그냥 건너가 버린 것이다. 아마도 얼마쯤 걸어가다가 “앗! 내 커피...” 하고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집에 가서 생각났을 수도 있고.
시골 교회에서 할머니들에게 성경공부를 하며 절대로 절대로 잊지 말라고 다짐에 다짐을 시켜놓으니 “늙으면 다리 건너며 폴짝 뛰는 순간, 배운 것 강물에 다 떠내려 가불어.” 그래서 “오늘은 다리 건너지 말고 돌아서 가세요.”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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