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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일기351-12.17】 일출봉 태극기
비학산 일출봉 정상에 국기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누가 설치했는지 모르지만 참 뜬금없다.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매주 월요일 아침에 국기를 바라보며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운 세대이다. 모든 교과서의 첫 장에 실려있는 2페이지짜리 ‘국민교육헌장’이라는 긴 글도 외워야 했었다.
히틀러, 히로히토, 무솔리니, 박정희같은 독재자들은 국민들을 획일적으로 통제하여 자신들의 목적대로 부려 먹기 위해 ‘애국’이라는 명목으로 어떤 상징물이나 이념을 추종하게 만들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더 많은 희생을 하고, 더 많은 생산을 해야 하는 도구로 취급했던 자들이 언제나 들고나오는 도구가 바로 ‘애국’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애국을 강요했던 지도자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든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애국’을 강조하는 사람치고 자기가 애국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들의 말에 따라 ‘애국’을 해 봤자 인간성만 빼앗긴다는 것을 이제는 청소년들도 다 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애국인가? 내가 애국함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애국’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음흉한 흉계를 알 수 있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이며 박정희 유신독재의 후유증이다. 진짜 애국심은 국기에다 대고 맹세를 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내 형제들아 무엇보다도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나 땅으로나 아무 다른 것으로도 맹세하지 말라 오직 너희가 말하는 바가 같으면 예, 하고 아니면 아니오 하라.”(약5:12) 예수님도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마5:34-35)라고 하셨다. 옳은 것은 ‘옳다’하고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말로만 ‘맹세’하는 거짓된 삶보다 낫다는 것이다.
예수님도 맹세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어디 천쪼가리에다 대고 ‘맹세’를 강요한단 말인가? 내가 중고등학교 군사독재 시절에는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이유 불문하고 구타를 당했던 시대이기 때문에 안 맞으려고 억지로 외우긴 외웠다만 지금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진짜 ‘선진국’이 되려면 ‘민족주의’를 깨뜨리고 전 세계를 하나의 가족으로 편견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어떤 전문가의 말이 생각난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누구냐? 저기에 국기봉을 세운 정신 나간 사람은?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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