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로 쓰인 ‘예슈아(ישוע)’ — ‘예수’라는 이름이 시작된 가장 오래된 형태내가 신학교에서 가장 즐겨 가르치는 과목 중 하나는 네 복음서를 개관하면서 예수님의 생애를 탄생에서 부활까지 따라가는 수업이다. 그럴 때면 학생들이 “아하!” 하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여러 번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놀랄 때는 예수라는 이름의 의미를 다룰 때이다. 나는 보통 이렇게 설명한다. “사실 예수님의 이름은 히브리어로 여호수아입니다. 그리고 그 이름의 뜻은 ‘여호와는 구원이시다’입니다.”
마태복음 1:21에서 천사가 요셉에게 한 유명한 말을 떠올려 보자.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너는 그의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천사는 요셉에게 예수(또는 여호수아)라는 이름이 그의 사역 전체를 요약하는 신학적 표지로 기능한다. 물론 이 문제는 복잡하며, 더 깊은 분석과 숙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글에서 우리가 다루려는 과제는 예수라는 이름을 살펴보고, 왜 영어 성경이 번역상 더 자연스러운 “여호수아” 대신에 “예수”로 번역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여호수아'에서 '예수'까지
영어 이름 ‘Jesus(지저스)’는 그리스어 ‘Iēsous(이에수스)’를 음역한 것이다. 음역(transliteration)이란, 한 언어의 단어를 다른 언어의 문자 체계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말하자면, 단어의 뜻을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옮기는 것이다. 성경에서 예를 들면, 아람어 단어 “ʾabbā(아바 또는 아빠)ʾ”가 영어로 “Abba(아바)”로 음역된 경우가 있다(막 14:36; 롬 8:15; 갈 4:6 참조). 이 단어는 아람어로 “아버지”를 뜻하며, 영어 번역자들은 그것을 단순히 “아버지”로 번역할 수도 있었지만, 원래의 발음을 그대로 보존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예수라는 이름의 경우에도 신약성경의 저자들은 히브리어 ‘예슈아(Jeshua)’의 철자를 그리스어 철자로 바꾸어서 표기했다. 그 결과 생긴 이름이 ‘Iēsous(이에수스)’이다. 이것은 번역과는 다른 과정이다. 번역은 단어의 의미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것이지만, 여기서는 단지 문자와 발음만을 다른 언어 체계로 바꾼 것이다.
그렇다면 신약성경 저자들은 왜 ‘예슈아’를 ‘Iēsous(이에수스)’라고 표기했을까? 그 이유는 구약성경의 그리스어 번역본, 즉 칠십인역 때문이다. 이 번역본은 히브리어 이름 여호수아의 축약형을 음역하면서 ‘Iēsous(이에수스)’ 즉 “Jesus(지저스)”라는 형태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칠십인역 여호수아 1:1을 보면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모세가 죽은 후에, 주께서 Iēsous(이에수스)에게 말씀하시되…” (필자 번역) 이처럼 ‘여호수아’를 ‘Iēsous(이에수스)’로 음역한 관례는 신약이 기록되기 약 200년 전, 이미 칠십인역 번역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킹제임스성경의 영향
신약성경은 그리스어로 기록되었고, 1세기 말에 완성되었다. 그로부터 약 100년 후, 성경은 라틴어로 번역되었다. 이 라틴어 사본들(그리고 이후의 불가타역, Vulgate)은 그리스어 이름 ‘Iēsous(이에수스)’를 라틴어 ‘Iesus(예수스)’로 음역했다. 최초의 완전한 영어 성경 번역본인 위클리프 성경(1382)은 불가타를 번역한 것으로, 동일하게 ‘Ihesus(예수스)’라는 표기를 사용했다. 그 후 틴데일성경(1534)과 제네바성경(1560)은 그리스어 신약 원문을 근거로 번역되었고, 모두 ‘Iesus(예수스)’라는 이름을 썼다. 그리고 약 1세기 뒤 출판된 1611년 초판 킹제임스성경(KJV) 역시 같은 표기인 ‘Iesus(예수스)’를 사용했다.
구약의 인물 여호수아는 신약성경에서 두 번 등장한다(행 7:45, 히 4:8). 그런데 흥미롭게도 킹제임스성경은 이 두 구절에서 모두 그리스어 ‘Iēsous(이에수스)’를 ‘Jesus(지저스)’로 번역했다. 예를 들어 히브리서 4:8은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만일 Iēsous(이에수스)가 그들에게 안식을 주었다면, 그 후에 다른 날을 말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구절은 명백히 구약의 인물 여호수아(수 22:4 참조)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왜 현대 영어 성경들은 예수를 ‘여호수아’가 아니라 여전히 ‘예수’로 표기할까? 이것은 다소 이상하게 보인다. 왜냐하면 현대 번역본들은 사도행전 7:45과 히브리서 4:8에서 ‘Iēsous(이에수스)’를 정확히 여호수아로 번역하고 있기 때문이다(NIV, CSB, ESV, RSV, NLT 등). 그 이유는 아마도 킹제임스성경(KJV)이 서구의 종교와 문화, 신학에 남긴 지울 수 없는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킹제임스성경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성경 번역본임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후의 영어 성경 번역자들은 감히 “예수”를 바꾸지 못했다. 생각해 보라. 예수를 모두 “여호수아”로 바꾼 성경을 누가 사겠는가? 빌립보서 2:10–11의 유명한 구절을 이렇게 읽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하늘과 땅과 땅 아래에 있는 모든 무릎이 여호수아의 이름 앞에 꿇고, 모든 혀가 여호수아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읽는 것만으로도 어색하지 않은가? 다른 신약의 이름들도 비슷한 번역상의 왜곡을 겪었다. 예를 들어, ‘야고보(James, 제임스)’는 본래 그리스어로 ‘Iakōbos(이아코보스)’이므로, 신약 전체에서 ‘야곱(Jacob, 제이컵)’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마 4:21, 약 1:1, 유 1 등).
더 나은 여호수아 그리고 더 나은 정복자
현대 번역본들이 예수라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그로 인해 예수의 정체성에 담긴 중요한 한 측면이 가려졌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호수아라는 이름은 “주께서 구원하신다”는 뜻이다. 그리고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는 여섯 번째로 흔한 이름이었다. 이 이름은 적어도 두 가지 점에서 의미로 충만하다.
첫째, “주께서 구원하신다”는 문장은 예수님의 사역 전체를 요약한다. 천사가 선포했듯이, “그는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마 1:21). 사도들도 여호수아/예수라는 이름을 부를 때마다 이 의미를 결코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 여호수아라는 이름은 모세의 후계자, 곧 이스라엘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한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수 1:1–5:12). 여호수아가 가나안에 들어가 그 땅을 부분적으로 정복한 사건은, 예수님이 새 창조의 약속된 땅에 들어가 영적 가나안 세력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거둘 것을 예언적으로 예시한다. ‘예수/여호수아’라는 이름을 지닌 나사렛 예수는 이스라엘의 오랜 적, 죄, 죽음, 그리고 사탄을 멸망시키고, 그 어떤 구속 사건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을 이루실 것이다. 곧, 죄의 속박으로부터 개인들을 구원하시는 일이다.
결국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가진 성경 번역을 신뢰하며, 이런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풍성한 자료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스어 ‘Iēsous(이에수스)’를 예수로 번역하든 여호수아로 번역하든 상관없이, 그는 여전히 천사의 예언을 이루신 분, 곧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바로 그분이시다.
출처: Wait, His Name Isn’t Jesus?
https://www.gospelandcity.org/news/articleView.html?idxno=32137
Benjamin L. Gla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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