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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거친 사랑
매일 환자를 수술하는 외과의사 집사님이 고민을 털어놓았다. “목사님,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데 가끔 말 안 듣는 환자를 보면 화가 나고 미워하기도 합니다. 저는 사랑이 부족한 사람인가 봐요.” 수술 후 관리를 제대로 안 해 병이 악화된 환자가 오면 한심해서 쌀쌀하게 대하기도 한다고 했다. 환자에게 항상 친절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자신을 안타까워했다. 집사님은 환자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때로 환자에게 짜증을 내게 되는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치료에 성실하지 않은 환자에게 짜증내고 거칠게 말하는 것은 의사의 사랑일 수 있습니다.” 사랑과 미움의 경계는 항상 뚜렷하지 않다.
환자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도 예민하다. 하지만 의사의 상냥한 표현이 아픈 몸을 낫게 하는 것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의사의 말투가 기분 나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생명의 회복이다. 항상 친절하고 실력도 좋은 의사가 되려면 오랜 영성훈련이 필요하다. 굳이 순서를 정한다면 실력이 친절보다 먼저다. 살다 보면 조심스럽지만 거친 사랑이 필요할 때가 있다. 사랑은 사랑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생명을 구하는 수단이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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