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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때가 이르매

무엇이든 임복남 ............... 조회 수 510 추천 수 0 2002.04.26 23:31:09
.........
"해성 엄마가 왔어"
"어머나, 잘 됐다"
"우리가 저녁이라도 사면 좋겠는데....."
지갑이 무거울까봐 빈지갑만 갖고 다니는 목사님이 내 지갑 사정이 어떠냐고 묻고 있다.
"그래요, 그럼"
같이 가자고 하니, 의신이는 싫다고 한다.
얼른 밥을 앉혀놓고, 아랫 집으로 내려갔다.
"할머니, 얼마나 기쁘세요?"
"녜, 좋아요, 다 목사님 사모님 덕입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이젠 편히 쉬세요"
"해성 엄마, 잘 왔어"
"사모님 죄송해요, 면목이 없어요"
"그런 소리 하지 말아, 이렇게 왔으니까 고맙지"
사양하는 내외의 손을 끌어 차에 태우고, 할머니와 두 남매도 차에 태웠다.
저녁이 늦어지는 것 같아서 집 가까이에 있는 식당에 차를 세우려는데
부끄러워서 아직은 아는 사람들을 대하기가 그렇단다.
목사님은 차를 돌렸다. 금산읍을 향해서

우리 마을에서 교회는 외진 곳에 있고, 우리가 아랫 집이라 부르는 해성이네와 교회, 주택은 맞닿아 있다.
우물은 아예 한 우물을 먹고, 7년간 가족처럼 지냈지만, 아직 구원하지 못했다.

지난 여름 해성 엄마가 교회에 다니고 싶다고 했었다.
남편에게 이야기 해서 남편 허락은 받았지만, 시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더니, 반대를 하신다고 주저앉고 말았다.

"해성 엄마가 집을 나갔대"
"어머나, 왜?"
"내가 당신한테는 말 안했지만, 지난 여름에도 싸우고 나가려고 했었는데, 내가 중간에서 화해를 시켰거든, 목사님 때문에 한 번만 참는다고 했는데, 어젯 밤에 싸우고 오늘 나갔어"

그렇게 나간 지, 6개월여 만에, 오늘 집으로 왔는데, 그동안 몸과 마음이 얼마나 상했는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이야기는 나중에 천천히 하고, 오늘은 맛있게 저녁이나 먹자구요"
"사모님, 오늘 에미가 왔는데, 얼마나 좋은지, 나는 못 가려니, 교회도 다니고 싶으면 다니라고 했어요. 이렇게 좋은 목사님 사모님을 두고, 내가 교회에 못 가는 것이 죄송스럽구만요"

힐렐루야!

기다리던 사람을 반겨주는 자리이기에,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필요없었다.
당분간은 동네 사람들 볼 자신이 없다는데, 며칠은 집에서  쉬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후에는, 목사님과 정식으로 심방을 해야지.

"해성 아빠, 소주 한 잔 할래요?"
"목사님, 먹어도 될까요?"
"괜찮아요, 먹고 싶으면 먹어도......"
상 밑에 소주병을 감추듯이 내려놓고, 자작을 한다.
식당은 금산교회 장로님이 운영하시는데, 식대를 계산하다 보니, 맥주 1, 소주 1. 사람은 오해를 할지라도, 하나님은 아실테니까

"사모님, 나요, 교회에는 못 가도, 부엌에서 밥하면서 찬송가도 배웠고요, 목사님 설교도 다 들었어요"
"어머나 그랬어? 어디 무슨 찬송가를 배웠는지, 얼마나 잘 배웠는지, 언제 확인을 해 볼까?"
해성 엄마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고 얼마 후, 교회에 다니고 싶다고 했었고, 해성 아빠가 새벽기도 시간에 문 밖에서 서성이기도 했었는데,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당숙댁에 명절에 인사를 드리러 가면, 꼭 하시는 말씀이 있다.  
"아랫집 할머니 교회에 나오시나?"
"아직......"
당숙이 이곳에 개척을 하겠느냐고 하셔서, 우리가 추부에 왔다.
너희를 가장 잘 아는 아랫집에서 부터 전도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말씀임을 안다.
추석에 인사를 드리러 가면, 이렇게 대답하리라.
"녜, 나오십니다"

농촌일수록, 시골일수록, 목회자의 삶이 거울 같아야 한다.
믿음없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알기 전에, 목회자를 본다.
농촌목의 성공비결은 한 곳에서 오래 참고 기다리는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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