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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선생의 아침 풍경
댕댕이 한 마리를 데리고 나가는 아침 산책길, 집 건너편 허름한 비닐 천막을 치고 창고로 사용하며 여러 마리의 개를 키우고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있다.
공간은 창고처럼 쓰이는 듯 잡동사니들로 가득하지만, 뭐라도 지킬 게 있는 듯 겨우내 잡종견 대여섯 마리를 키우다가 여름이 되면 모두 다 사라지는 강아지들!
그들이 어찌 되었는지 확인할 수없지만 짐작은 간다. 그런데 보신탕 집 전면 금지와 계도 기한이 끝나면서부터 그곳엔 처음부터 있던 웰시코기 한 마리 만 남았다.
진 겨울도, 무더운 여름도 제대로 된 집 하나 없이 놈은 그곳에서 생활 한다.
마음이 쓰여 놈에게 다가가면, 밥 그릇에 딱딱하게 언 사료 더미나 비에 퉁퉁 불은 사료만 가득하다.
내가 가면 놈은 짧은꼬리를 흔들며 환하게 웃는다. 아침마다 놈에게 간식을던져 주는 건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놈은 도로 입구에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산책길이 여러갈래였음에도 불구하고 요줌은 늘 한 방향으로 흐른다. 간식 하나를 수로 건너편으로 던져 주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얼굴로 허겁지겁 먹고는 하나를 더 달라고 앞발을 들어 동동거린다.
매일 아침 나를 기다리는 웰시코기 덕분에 진한 몸살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간식이 떨어져 주지 못 할 때면 미안하다는 말을 꼭 남기고 “아저씨 내일 올게!”라는 말로 위로 아닌 위안을 받는다.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 소중하다.
사람도 그렇지만, 강아지도 누구와 사느냐가 그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하지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만은 모든 사람에게 평범했으면 한다.
내가 키우는 강아지들이 행복하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모두가 일반적인 삶, 평범함을 유지하며 사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는 세상이길 소망한다.
나를 기다리는 지, 간식을 기다리는 지는 몰라도 도로 입구에서 동그랗게 몸을 말고 나를 기다리는 웰시코기로부터 소중한 걸 하나 얻은 아침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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