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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우리 교회는 100명 남짓 예배를 드린다. 성가대는 전원 출석하면 열두 명이니 비율은 적당하지만 소수 정예라 한 명이라도 빠지면 음정이 불안해진다. 지난주에는 테너와 베이스 대원이 각각 한 명씩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리를 비웠다. 테너도 베이스도 혼자 자신의 파트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지휘자님이 선택하신 곡은 너무나 유명한 ‘나 같은 죄인 살리신’(어메이징 그레이스)였다. 모르는 곡은 잘 못 부르거나 틀려도 단박에 표가 안 나지만 청중의 귀에 익은 곡은 두 배로 어렵다. 연습이 시작됐다. 역시 쉽지 않았다. 테너도 베이스도 평소보다 두 배로 반복해서 화음을 익히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소프라노는 쉬운가. 멜로디 피치가 떨어지지 않게 하라는 지휘자 주문을 소화하기 바빴다. 오르간 주자는 백파이프 사운드를 내기 위해 음색 버튼을 누르고 또 눌렀다. 예배 시작 5분 전까지, 익숙한 노래를 익숙하지 않게 표현하는 미션을 수행하느라 열과 성을 다했다. “자기 파트가 잘 안 되면 멜로디로 부르세요.” 지휘자님의 마지막 말씀은 어메이징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사라졌다. 나 같은 비전공자를 살리신 그 말씀에 힘입어 기쁘게 노래했다.
정혜덕 작가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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