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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https://www.instagram.com/h_e_o_w_o_o_k/ 허욱
어젠 종일 선線만 긋다 하루가 다 갔습니다.
몇 건 주문 들어온 때수건 그림을 소화하느라.
앞으로 며칠 더 그래야 할 처지입니다.
징징대며 자초한 것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눈 앞의 일 두고 딴 짓을 조금도 못하는
단순무식의 성품이라 주구장창 선만 그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선을 긋는 것이 제 운명 같습니다.
글씨도 선의 예술이요, 즐겨 그려오던
복주머니, 베갯모 그림도 따지고 보면
선으로 시작해서 선으로 끝나니 하는 말입니다.
살면서 넘지 말아야 할 선만 넘지 않아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얘기하던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혹독한 대가를 치룬
제 입장에서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지만,
또 살아 보니 반드시 넘어야 할 선도 있습니다.
그걸 넘지 못하면 허구헌날 거기서 거기,
고리타분 따분한 인생이 되고 말지요.
선을 그으며 선을 생각했습니다.
넘지 말아야 할 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넘지 말고,
넘어야 할 것은 어떻게 해서든 넘어서야겠다고.
오늘도 선을 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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