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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나이 많은 사람부터
요한복음 8장에 등장하는 ‘간음하다 잡혀 온 여자’는 거의 사골국에 가까운 에피소드이다. 기독교인 아닌 사람도 한번은 들어보았음 직하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간음의 현장을 뒤진다. 대낮에 남들이 다 보는 데서 부정을 저지르진 않았을 텐데 어떻게 찾았을까. 그 노력도 대단하다. 남자는 튀고 여자만 잡혀 왔다. 남자는 놓아주고 여자만 데려왔을 수도 있다.
고발의 현장에서 예수님은 별말씀이 없으시다. 땅바닥에 뭐라 뭐라 쓰셨다는데 성경이 말해주지 않으니 알 수는 없다. 율법대로라면 돌로 쳐 죽어야 하는데 예수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여자를 돌로 치라고 하신다. 그리고 다시 땅에 뭔가를 끄적이신다.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하나둘씩 물러간다. 이 문장을 잘못 해석하면 너도나도 우리 모두 죄인이라는, 물타기 면죄부가 된다. 제발 그러지 말기를.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나이 많은 사람부터’라는 구절이 도드라졌다. 전에는 나이가 많으니 죄도 많아서 먼저 물러났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나이가 많아서 생긴 통찰 때문에 먼저 자신의 죄를 인식한 거였다. 제대로 나이 들고 있는 어르신들께 희망이 있다.
정혜덕 작가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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