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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신학자11] 캐서린 픽스톡(Catherine Pickstock, 1970~ )
더깊은신앙으로 samyoung.park............... 조회 수 3 추천 수 0 2026.06.29 22:03:02| 출처 : | www.facebook.com/samyoung.park.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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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캐서린 픽스톡(Catherine Pickstock, 1970~ )
픽스톡은 현대 신학계에서 가장 난해하면서도 가장 급진적인 사상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어떤 신학자들은 교리를 설명하고, 어떤 신학자들은 성경을 해석한다. 그러나 픽스톡은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만약 현대 세계 자체가 잘못된 문법으로 말하고 있다면?”
그녀의 신학은 여기서 시작된다. 어쩐지 케임브리지의 언어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의 후예같다는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픽스톡은 단순히 기독교를 방어하려 하지 않는다. 그녀는 현대성이 당연하게 여기는 사고방식 자체를 해부한다. 자유, 이성, 개인, 정치, 경제, 언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들을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픽스톡은 외과의사처럼 메스를 들고 나타나 묻는다.
“정말 그것들이 자연스러운 것인가?”
그녀는 유명한 신학 운동인 Radical Orthodoxy의 핵심 인물이다. 이 운동은 현대 세속주의를 단순한 중립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세속주의 역시 하나의 신학이라고 주장한다. 단지 하나님 없는 신학일 뿐이라는 것이다.
픽스톡의 대표작인 After Writing은 현대 신학계에 충격파를 던진 책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현대 언어와 철학이 점점 현실을 조각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더 이상 세계를 신비로 경험하지 못한다. 모든 것을 측정하고 분석하고 관리하려 한다.
마치 아름다운 교향곡을 듣는 대신 음파 그래프만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녀가 특히 주목한 것은 예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배를 종교적 행사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픽스톡에게 예배는 우주의 진실을 배우는 학교다. 인간은 예배 속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하나님이 누구인지, 세상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
그래서 그녀의 신학은 종종 철학과 음악, 언어학과 전례학이 서로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거대한 오케스트라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판도 적지 않다. 그녀의 글은 악명이 높을 정도로 어렵다. 어떤 독자들은 그녀의 문장을 읽는 것이 신학 공부가 아니라 암호 해독에 가깝다고 농담한다. 또한 비판자들은 그녀가 중세와 전통을 지나치게 이상화한다고 주장한다. 현대 사회의 성취를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픽스톡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대부분의 신학자가 현대 세계 안에서 기독교의 자리를 찾으려 할 때, 그녀는 현대 세계 자체를 재판정에 세운다.
N. T. Wright가 성경을 새롭게 읽게 만든다면, 픽스톡은 현실 자체를 새롭게 보게 만든다. Stanley Hauerwas가 교회의 삶을 질문한다면, 픽스톡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사고의 토대를 질문한다.
그녀의 신학은 편안한 의자가 아니다. 오히려 익숙한 세계 바닥에 갑자기 생긴 균열이다. 그리고 그 균열 아래에서 그녀는 조용히 속삭인다.
“어쩌면 현대인은 하나님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들을 수 있는 언어부터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박삼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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