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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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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폭로가 조작극인 이유
2002-12-02 오전 6:21:00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도청문제의혹을 계속 부풀리기 하고 있지만 난 여전히 믿을 수 없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누구나 당연히 믿을 수 없는 것이 정상이다.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자.
1. 기술적인 문제
디지털 핸드폰의 도청장비가 국정원에서 개발되었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경이적인 사건이라 볼수 있다. 내가 비록 이 분야의 관련 지식은 적지만 이게 얼마나 어려운 기술인가 정도는 알 수 있다. 만약 한나라당이 "국정원이 전화회사들과 내통해서 도청을 했다"라고 했다면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겠다. 하지만, 장비를 개발한다는 건? 도청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해 보자.
도청을 영어로 wiretapping이라고 한다. 즉 전화선에 다른 선을 달아서 음성신호를 가로채는 걸 말한다. 뭐 대단히 어렵고 복잡한 기술인 것 같지만, 기술적으로는 어려운게 아니다. 다만 007같은 놈이 뭔가를 미리 전화선에 설치를 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무선전화나 과거의 아나로그 휴대폰은 도청이 보다 쉽다. 원래 이들 전화는 음성정보를 특정 주파수에 실어보내기 때문에 스캐너로 그 특정 주파수를 검색하면 쉽게 음성정보를 가로챌 수 있다. 단순하지만, 무전기가 이와 비슷한 원리다.
따라서 이러한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 때문에 휴대폰은 개발초기부터 암호화가 함께 연구되었다. 디지털 전화기는 음성신호(아나로그)를 디지털로 인코딩할때 암호화 기법을 쓰는 것이다. 좀더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 한다면 모르스 부호로 뭔가를 전송할때 그냥 "A is B"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암호난수표에 의해 "A is B"를 다른 문장으로 바꾼 다음에 그걸 보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렇다면 받는 사람은 모르스 부호를 문장으로 변환한 후, 암호표에 의해 암호화된 문장을 "A is B"로 다시 바꾸는 것이다. 과거 이차세계대전에서는 각국 정보기관들이 이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저명한 수학자들을 동원해서 엄청난 연구를 했다. 실제로 수학과 컴퓨터의 발달에는 암호해독전쟁이 큰 공헌을 한 것이다.
하여간, 이 암호화의 과정이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당연히 엄청 복잡해졌다. 음성정보를 디지털로 인코딩할때 64비트의 암호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은 128비트의 암호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한동안 수출금지 기술로 되어 있다가 몇년전에 풀렸는데, 휴대폰에 128비트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64비트만 하더라도 엄청난 기술이다. 리얼타임으로 플레이되는 음성을 바로 디코딩(암호를 푸는 작업)하기 위해서는 슈퍼컴퓨터급의 장비가 필요할 것이다. (국정원은 가방안에 들어가는 휴대용 슈퍼컴퓨터도 개발했는가...? 난 국정원에서 일하고 싶다. 정말로...)
1993년에 버클리대학의 연구원 둘이 GSM(일본과 유럽에서 쓰는 휴대폰 방식, 우리나라는 CDMA)의 암호를 해독한 적이 있다. 그건 아직까지도 중대한 연구로 기록되어 있다. 물론 그후에 GSM도 당연히 암호화 코드가 수정되었을 것이고 그 후에 암호가 해독되었다는 사실은 GSM이나 CDMA나 다른 어떠한 방식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다. (혹시 정보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좀 알려주길 바람.)
하여간, 그 연구도 암호화를 해독했을 뿐이지 실제로 리얼타임으로 암호를 푸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정원의 장비 개발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정말 경이적인 사건이다. 일례로 미국이 9.11 테러 이후에 휴대폰 도청의 필요성을 위해 관련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한 적이 있다.
2. 장비운용의 문제
사실 국정원이 장비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이니까. 과학자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면 결국엔 가능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근데, 그 주장이 거짓이라고 확신이 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음의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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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 따르면 국정원이 최근 개발한 휴대폰 도청 장비는 일명 '카스(CASS)'라고 불리며, 큰 여행용 트렁크 가방 만한 크기로 2개가 1조를 구성하고 있다. 한나라당 주장은 국정원이 이 장비를 자동차에 싣고 다니며 도청을 실시하며, 1개는 자동차 뒤의 트렁크 안에 넣고 다른 한 개는 자동차 안에서 노트북과 연결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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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들고다니나? 전파는 공중을 날라다닌다. 국정원 하늘에 특별히 방해전파를 쏘아서 국정원엔 어떠한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는한 장비를 들고 다닐 이유가 없다. 한나라당은 어쩌면 공작정치의 무서움을 국민에게 더 크게 증폭시키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건 정말 사족이다. 필요없는 부분을 집어넣어 이야기를 소설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이 말은 마치 내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위해서 한나라당 문앞까지 달려가고 MBC에서 드라마를 인터넷으로 보기 위해서 여의도 까지 가는 것과 비슷한 얘기다. 유선도청의 경우 도청장비가 선에 직접 물려 있기 때문에 당연히 현장까지 가야 하지만 무선장비의 도청에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이유가 있다면 좀 이야기 좀 해달라. 내 머리로는 도저히 납득이 안가니까.
3. 능력있는 국정원의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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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나라당은 "국내도청팀은 과장(3급), 계장(4급 팀장)을 포함한 총 41명으로 구성된 3개조로 돼 있으며 4교대제로 운영됐다"며 "이 팀은 하루 평균 3000여건을 도·감청하고, 이 중 60건 정도가 국장에게 보고되며 다시 약 30건이 추려져 신건 원장과 이수일 2차장(국내담당 차장)에게 보고돼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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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들이 다 한나라당이 말한대로 사실이라고 해두자. 그렇다면 국정원은 뭔가? 휴대폰 감청장치까지 개발한 능력있는 국정원이 41명중 하나일 제보자를 아직 모른다? 그들은 여당의 고위간부와 대통령의 오른팔도 도청하면서 자기 부하직원들은 전혀 감시를 안했다는 건가?
그렇다면 국정원은 너무 무능하지 않나? 이런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사람들을 100% 철썩같이 믿고 아무 안전장치가 없다는 건 말도 안되는 거 아닌가?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장은 크게 문책받아야 할 것이다. 도청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조직관리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만일 상대가 한나라당이 아니라 북한이라면 어쩔뻔 했나. (나라 망치기로는 피차 50보 100보지만)
4. 착한 정부? 모자란 정부?
도청의 일차 목적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서 이다. 우리나라처럼 휴전선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청은 어쩌면 필요악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기본적으로 정부에 의한 도청은 지지한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모자란 부시정부도 당연히 도청을 하고 있다. 도청을 반대하는 자유주의자들도 무척 많지만, 미국의 경우도 많은 사람들이 도청이 필요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기본적인 도청아이디어에는 찬성한다.
도청이 문제가 되었을 때는 이것이 통치의 수단으로 집권자가 남용을 했을 때이다. 즉,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서 혹은 정적이나 정부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탄압하기 위해서 위정자가 도청을 감행하고 그 자료를 이용하는 경우이다.
이번 도청에 관한 폭로에 의하면 도청이 여야를 막론하고 폭넓게 - 사실은 여당을 중심으로 -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 자료들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것은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도청을 하고도 사용을 하지 않았다는 건가? 이런 양심적인 정부가 있을 수가 있나...?
김대중정권은 집권 5년간 무척이나 많은 게이트에 시달려왔다. 사실로 밝혀진것도 있고 아직도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는 것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야당의 폭로에 의한 것들이었다. 만일 국정원이 정부의 명령을 받고 광범위하게 도청을 시도해 왔다면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의 비리를 폭로하기 전에 정부가 몰랐을리가 없다. 알면서도 도청한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정부는 엄청나게 착하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모자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청한 정보 자체를 몰랐거나 도청한 사실이 없다고 밖에 볼수없다.
지난 5년간을 볼때 정부와 여당은 한나라당의 여러 의혹(예: 병풍, 세풍, 기타 등등 쓰기조차 힘들다)에 제대로 된 증거를 대지 못했다. 야당은 무슨 말만 나올때마다 야당탄압이라고 입에 개거품을 물었지만, 실제로 난 야당이 어떠한 탄압을 받았는지 보지 못했다. 적어도 야당탄압이라면 야당의원 하나 정도는 정부의 조작에 의해서 감옥에 가던지 뭐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결론으로, 난 이 도청폭로 사건이 조작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이 도청을 했을 수도 있지만, 한나라당의 주장에는 너무도 말도 안되는 비논리적인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한나라당이 대선에서의 승리 이외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만일 그들이 조금이라도 나라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한때 그들이 대한민국을 맡아서 관리했던 책임있는 집단이라면 도청문제 따위를 들고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앞서서도 말했듯이 도청은 필요악이고 "제대로, 그리고 양심적으로"라는 명제아래 반드시 어느정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당장의 대통령 선거를 위해 온 국민으로 하여금 도청이라는 것에 대한 불안과 거부감을 유발하게 하였다. 과연 이런 집단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맡겨도 될 것인지 정말 걱정이 된다.
아울러, 앞으로 더욱 더 가열화 될것으로 전망되는 폭로선거가 어느 선까지 계속될지도 걱정이다. 지금은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간접적으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율 떨어뜨리기를 시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지지도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상승할 경우에는 노무현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당연히 사실 여부는 중요한게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20여일만 폭로라는 마약에 취해 있으면 그 이후는 자기들 세상이 될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난 이번 도청폭로사건이 일종의 예방접종이 되었으면 한다. 보기에도 임팩트가 그리 커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일련의 거짓폭로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폭로의 바이러스에 선량한 유권자들이 감염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쓴다.
- 어느 재미과학자
2002-12-02 오전 6:21:00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도청문제의혹을 계속 부풀리기 하고 있지만 난 여전히 믿을 수 없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누구나 당연히 믿을 수 없는 것이 정상이다.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자.
1. 기술적인 문제
디지털 핸드폰의 도청장비가 국정원에서 개발되었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경이적인 사건이라 볼수 있다. 내가 비록 이 분야의 관련 지식은 적지만 이게 얼마나 어려운 기술인가 정도는 알 수 있다. 만약 한나라당이 "국정원이 전화회사들과 내통해서 도청을 했다"라고 했다면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겠다. 하지만, 장비를 개발한다는 건? 도청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해 보자.
도청을 영어로 wiretapping이라고 한다. 즉 전화선에 다른 선을 달아서 음성신호를 가로채는 걸 말한다. 뭐 대단히 어렵고 복잡한 기술인 것 같지만, 기술적으로는 어려운게 아니다. 다만 007같은 놈이 뭔가를 미리 전화선에 설치를 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무선전화나 과거의 아나로그 휴대폰은 도청이 보다 쉽다. 원래 이들 전화는 음성정보를 특정 주파수에 실어보내기 때문에 스캐너로 그 특정 주파수를 검색하면 쉽게 음성정보를 가로챌 수 있다. 단순하지만, 무전기가 이와 비슷한 원리다.
따라서 이러한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 때문에 휴대폰은 개발초기부터 암호화가 함께 연구되었다. 디지털 전화기는 음성신호(아나로그)를 디지털로 인코딩할때 암호화 기법을 쓰는 것이다. 좀더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 한다면 모르스 부호로 뭔가를 전송할때 그냥 "A is B"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암호난수표에 의해 "A is B"를 다른 문장으로 바꾼 다음에 그걸 보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렇다면 받는 사람은 모르스 부호를 문장으로 변환한 후, 암호표에 의해 암호화된 문장을 "A is B"로 다시 바꾸는 것이다. 과거 이차세계대전에서는 각국 정보기관들이 이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저명한 수학자들을 동원해서 엄청난 연구를 했다. 실제로 수학과 컴퓨터의 발달에는 암호해독전쟁이 큰 공헌을 한 것이다.
하여간, 이 암호화의 과정이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당연히 엄청 복잡해졌다. 음성정보를 디지털로 인코딩할때 64비트의 암호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은 128비트의 암호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한동안 수출금지 기술로 되어 있다가 몇년전에 풀렸는데, 휴대폰에 128비트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64비트만 하더라도 엄청난 기술이다. 리얼타임으로 플레이되는 음성을 바로 디코딩(암호를 푸는 작업)하기 위해서는 슈퍼컴퓨터급의 장비가 필요할 것이다. (국정원은 가방안에 들어가는 휴대용 슈퍼컴퓨터도 개발했는가...? 난 국정원에서 일하고 싶다. 정말로...)
1993년에 버클리대학의 연구원 둘이 GSM(일본과 유럽에서 쓰는 휴대폰 방식, 우리나라는 CDMA)의 암호를 해독한 적이 있다. 그건 아직까지도 중대한 연구로 기록되어 있다. 물론 그후에 GSM도 당연히 암호화 코드가 수정되었을 것이고 그 후에 암호가 해독되었다는 사실은 GSM이나 CDMA나 다른 어떠한 방식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다. (혹시 정보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좀 알려주길 바람.)
하여간, 그 연구도 암호화를 해독했을 뿐이지 실제로 리얼타임으로 암호를 푸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정원의 장비 개발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정말 경이적인 사건이다. 일례로 미국이 9.11 테러 이후에 휴대폰 도청의 필요성을 위해 관련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한 적이 있다.
2. 장비운용의 문제
사실 국정원이 장비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이니까. 과학자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면 결국엔 가능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근데, 그 주장이 거짓이라고 확신이 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음의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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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 따르면 국정원이 최근 개발한 휴대폰 도청 장비는 일명 '카스(CASS)'라고 불리며, 큰 여행용 트렁크 가방 만한 크기로 2개가 1조를 구성하고 있다. 한나라당 주장은 국정원이 이 장비를 자동차에 싣고 다니며 도청을 실시하며, 1개는 자동차 뒤의 트렁크 안에 넣고 다른 한 개는 자동차 안에서 노트북과 연결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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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들고다니나? 전파는 공중을 날라다닌다. 국정원 하늘에 특별히 방해전파를 쏘아서 국정원엔 어떠한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는한 장비를 들고 다닐 이유가 없다. 한나라당은 어쩌면 공작정치의 무서움을 국민에게 더 크게 증폭시키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건 정말 사족이다. 필요없는 부분을 집어넣어 이야기를 소설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이 말은 마치 내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위해서 한나라당 문앞까지 달려가고 MBC에서 드라마를 인터넷으로 보기 위해서 여의도 까지 가는 것과 비슷한 얘기다. 유선도청의 경우 도청장비가 선에 직접 물려 있기 때문에 당연히 현장까지 가야 하지만 무선장비의 도청에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이유가 있다면 좀 이야기 좀 해달라. 내 머리로는 도저히 납득이 안가니까.
3. 능력있는 국정원의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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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나라당은 "국내도청팀은 과장(3급), 계장(4급 팀장)을 포함한 총 41명으로 구성된 3개조로 돼 있으며 4교대제로 운영됐다"며 "이 팀은 하루 평균 3000여건을 도·감청하고, 이 중 60건 정도가 국장에게 보고되며 다시 약 30건이 추려져 신건 원장과 이수일 2차장(국내담당 차장)에게 보고돼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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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들이 다 한나라당이 말한대로 사실이라고 해두자. 그렇다면 국정원은 뭔가? 휴대폰 감청장치까지 개발한 능력있는 국정원이 41명중 하나일 제보자를 아직 모른다? 그들은 여당의 고위간부와 대통령의 오른팔도 도청하면서 자기 부하직원들은 전혀 감시를 안했다는 건가?
그렇다면 국정원은 너무 무능하지 않나? 이런 중요한 일을 맡고 있는 사람들을 100% 철썩같이 믿고 아무 안전장치가 없다는 건 말도 안되는 거 아닌가?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장은 크게 문책받아야 할 것이다. 도청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조직관리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만일 상대가 한나라당이 아니라 북한이라면 어쩔뻔 했나. (나라 망치기로는 피차 50보 100보지만)
4. 착한 정부? 모자란 정부?
도청의 일차 목적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서 이다. 우리나라처럼 휴전선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청은 어쩌면 필요악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기본적으로 정부에 의한 도청은 지지한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모자란 부시정부도 당연히 도청을 하고 있다. 도청을 반대하는 자유주의자들도 무척 많지만, 미국의 경우도 많은 사람들이 도청이 필요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기본적인 도청아이디어에는 찬성한다.
도청이 문제가 되었을 때는 이것이 통치의 수단으로 집권자가 남용을 했을 때이다. 즉,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서 혹은 정적이나 정부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탄압하기 위해서 위정자가 도청을 감행하고 그 자료를 이용하는 경우이다.
이번 도청에 관한 폭로에 의하면 도청이 여야를 막론하고 폭넓게 - 사실은 여당을 중심으로 -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 자료들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것은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도청을 하고도 사용을 하지 않았다는 건가? 이런 양심적인 정부가 있을 수가 있나...?
김대중정권은 집권 5년간 무척이나 많은 게이트에 시달려왔다. 사실로 밝혀진것도 있고 아직도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는 것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야당의 폭로에 의한 것들이었다. 만일 국정원이 정부의 명령을 받고 광범위하게 도청을 시도해 왔다면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의 비리를 폭로하기 전에 정부가 몰랐을리가 없다. 알면서도 도청한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정부는 엄청나게 착하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모자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청한 정보 자체를 몰랐거나 도청한 사실이 없다고 밖에 볼수없다.
지난 5년간을 볼때 정부와 여당은 한나라당의 여러 의혹(예: 병풍, 세풍, 기타 등등 쓰기조차 힘들다)에 제대로 된 증거를 대지 못했다. 야당은 무슨 말만 나올때마다 야당탄압이라고 입에 개거품을 물었지만, 실제로 난 야당이 어떠한 탄압을 받았는지 보지 못했다. 적어도 야당탄압이라면 야당의원 하나 정도는 정부의 조작에 의해서 감옥에 가던지 뭐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결론으로, 난 이 도청폭로 사건이 조작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이 도청을 했을 수도 있지만, 한나라당의 주장에는 너무도 말도 안되는 비논리적인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한나라당이 대선에서의 승리 이외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만일 그들이 조금이라도 나라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한때 그들이 대한민국을 맡아서 관리했던 책임있는 집단이라면 도청문제 따위를 들고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앞서서도 말했듯이 도청은 필요악이고 "제대로, 그리고 양심적으로"라는 명제아래 반드시 어느정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당장의 대통령 선거를 위해 온 국민으로 하여금 도청이라는 것에 대한 불안과 거부감을 유발하게 하였다. 과연 이런 집단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맡겨도 될 것인지 정말 걱정이 된다.
아울러, 앞으로 더욱 더 가열화 될것으로 전망되는 폭로선거가 어느 선까지 계속될지도 걱정이다. 지금은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간접적으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율 떨어뜨리기를 시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지지도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상승할 경우에는 노무현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당연히 사실 여부는 중요한게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20여일만 폭로라는 마약에 취해 있으면 그 이후는 자기들 세상이 될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난 이번 도청폭로사건이 일종의 예방접종이 되었으면 한다. 보기에도 임팩트가 그리 커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일련의 거짓폭로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폭로의 바이러스에 선량한 유권자들이 감염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쓴다.
- 어느 재미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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