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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직접 씨를 심어 키운 키작은 해바라기와 함께 승리의 미소 띤 민혁입니다.*
민혁이가 일곱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민혁이는 아주 사랑스런 아이입니다.
주 초에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각자의 종이에 축하의 메시지를 적고는, 선생님이 예쁘게 철을 해서 생일 선물로 주었습니다.
민혁이는 그걸 며칠 동안 안고 살았습니다.
민혁이는 아무리 조그마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아름다운 아이입니다.
엊그제는 엄마에게 갖고 싶은 생일 선물을 요구했습니다.
일곱살 민혁이가 그럽니다.
"엄마, 생일 선물로 수첩 하나 사주세요. 싼걸루요."
엄마에게 돈이 별로 없는걸 고려해서 싼것을 강조 할 줄 아는 민혁이가 너무 귀엽고, 고맙습니다.
엄마가 어제 정말로 민혁이가 유치원 가 있는 동안 지민이와 마트에 가서 수첩을 한권 샀습니다.
지민이도 동생에게 줄거라며 생일 선물을 하나 골랐습니다.
지민이는 욕심쟁이여서, 동생에게 줄 선물을 고르면서도 꼭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고르고 맙니다. 나중에 지가 더 많이 갖고 놀 것을 고려한 작전입니다.
민혁이는 형아가 달라고 하는 것은,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결국에는 거의 넘기고 만다는 것을 지민이가 간파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물은 받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서 주는거라'고 아무리 알려주어도 막무가내입니다.
그래도 지 용돈 모은 것으로 사 준다고 하니, 엄마는 아무 말도 못하고 맙니다.
엄마와 지민이는 선물을 사들고, 무슨 선물인지 내일 생일날 아침까지 꼭 비밀로 하자고 맹세, 또 맹세했습니다.
그리고 그 철썩같은 맹세는 지민이 눈에 민혁이가 띄자마자 산산조각 나고 맙니다.
"민혁아! 엄마가 니 선물로 수첩 샀다!!"
옆에 있던 엄마는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어안이 벙벙할 뿐 유구무언입니다.
그때부터 또 시작입니다.
민혁이는 너무 너무 고마워하고, 기뻐하며 그 수첩을 꼭 끼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며칠간은 어디를 가던지 수첩과 함께 다닐겁니다.
민혁이는 선물을 준 사람도 기쁘게 할 줄 아는 재주를 타고 태어난 듯 합니다.
작은 선물에 진심으로 기뻐할 줄 아는 민혁이를 보는 엄마는 몇 배 더 기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들은 셀수도 없이 많습니다.
민혁이처럼 저럴 수 있다면, 하나님을 얼마나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하고 깊이 생각해봅니다.
크고 작고에 개의치 않는 순수한 감사와 진정한 미소...
아마 민혁이는 아무 선물이 없이 생일 축하한다는 한 마디 말에도 진심으로 기뻐할 줄 알겁니다.
아빠는 지민이가 비밀을 지키지 않을것이 뻔하여 일부러 지민이와 선물을 고르러 가지 않았습니다.
엄마에게도, 지민이에게도 그리고 물론 민혁이에게도 비밀로 하고, 아빠는 어제 저녁에 혼자서 마트에 들러 기뻐할 민혁이의 미소띤 얼굴을 떠올리며, 선물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 선물을 그냥 차에 두고 내렸습니다.
오늘 새벽기도회 가는길에 아내가 차 조수석에 놓여있는 포장을 보고 묻습니다. 그리고 이내 눈치를 챕니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포장된 선물을 들고 애들이 자고 있는 방에 조용히 들어가, 눈에 확 띄는 곳에 선물을 두고 나옵니다.
그리고 엄마는 부엌으로 가서 아들의 생일상을 준비하고, 아빠는 엽서 한장을 골라 예쁘게 생일 축하 카드를 만듭니다.
글씨에 치장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축하의 메시지도 담습니다.
엽서 한 장 꾸미는데 거의 한 시간이 흐르고 맙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깨기전에 얼른 선물 포장 속에 엽서를 꽂아 두고 나옵니다.
아침이 밝아오자, 눈을 뜬 민혁이의 들뜬 고함 소리가 들려옵니다.
"엄마 ---!!!"
민혁이는 아빠의 엽서를 엄마가 선물한 수첩의 겉장에 일번으로 보란듯이 꽂아둡니다.
그리고 앞으로 며칠동안 엄마의 선물, 아빠의 선물을 품에 안고 놀기도 하고, 밥도 먹고, 숙제도 하고, 화장실에도 앉을겁니다.
그러다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민혁이의 보물 서랍으로 들어가 한 자리 차지하고 귀하게 보관될겁니다.
'사랑하는 민혁이의 일곱번째 생일을 많이 축하해!!
아빠, 엄마는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민혁이가 너무 기쁘단다.
새 해에는 초등학교에도 들어가는데 더욱 씩씩한 어린이가 되길 기도할게...
다시 한 번 사랑하는 우리 민혁이 생일을 축하하며, 아빠와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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