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위대한 통일 지도자, 김대중과 문익환

무엇이든 로키 마운틴............... 조회 수 764 추천 수 0 2003.04.27 11:18:34
.........
북핵 문제로 인해서 한반도의 정세가 불안합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 냉전 세력들은 또 다시 색깔론을 동원하면서 민주 개혁 세력들에게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다시금 이 땅의 민주화와 평화 통일을 위해서 헌신해 온 수 많은 사람들의 고귀한 뜻을 다시금 생각해 볼 때입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내 놓으면서까지 열망했던 민주화와 평화 통일의 깊은 뜻을 계승하고 이것을 발전시키는 것은 이제 우리들의 몫입니다. 그러한 뜻에서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통일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에 관한 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글은 로키 마운틴님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할 즈음에 쓰신 글인데, 지금 생각해보아도 감동적이며 많은 뜻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소개하고자 합니다.(편집자)

DJ 퇴임에 즈음한 단상

나는 문익환을 존경한다.  그가 감옥에 있을 때 그의 어머님이 돌아 가셨다.  나는 수유리 한신대학원 강당에서 거행된 그의 어머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싶었다.  그의 대한 존경심과 역시 역사 속에서 무임승차한 사람으로서의 일말의 양심 때문이었다.

문익환은 잠시 석방되었다.  강당에서 장례식이 거행되는 동안 아마도 박영숙 총재권한대행이 추도사를 낭독할 즈음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김대중이 불편한 다리를 절면서 강당에 들어 왔다.  지금도 어렵게 자리에 앉는 그 모습이 눈에 선명하다.  만감이 교차되는 가운데 장례 예배를 마치고, 운구가 시작될 때 사회자는 평소 고인의 유언이라면서 운구할 때 '박수'를 쳐 줄 것을 주문했다. 나는 숙연한 마음으로 '박수'를 쳤다.

밖으로 나오자 문익환은 이미 운구차에 앉아 있었다. 사복 경찰들은 열심히 그렇지만 느슨하게 그를 '경호'했다.  나는 그와 악수를 하고 싶었다.  오늘 장례식이 끝나면 다시 감옥으로 들어갈 분.  그 '노인'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오늘이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영구차로 다가가서 차창가에 앉아 있는 그 분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 분은 몸을 창 밖으로 내밀고 환한 웃음을 지으면 악수에 응해 주었다. '몸 건강하세요'

인사를 하고 막 돌아서려는 순간, 김대중이 문익환을 만나기 위해 영구차로 오고 있었다.  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김대중과 문익환이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문익환은 차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김대중을 바라 보고, 김대중은 문익환을 바라 보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 내용은 '통일' 이었다.  문익환은 열정적으로 손짓을 해가면서 열심히 '통일'을 말했고,  김대중은 미소를 지으면서 동의하는 응답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그 때 그 순간을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생생하게 기억한다. 두 노인네는 '통일'을 말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김대중이 '몸 건강하십시요' 라는 인사를 건네고 둘은 헤어졌다.

장례 행렬은 수유리 유택을 거쳐 4.19 묘지에서 잠시 노제가 있었다. 그때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시인 고은의 열정적인 추모시 낭독이었다. '문익환을 석방하라! 문익환을 석방하라! 문익환을 석방하라! 이 개**들아!' 라는 싯구가 생각난다. 나는 김소월을 무척이나 좋아 한다. 신석정을 좋아하고, 황금찬을 좋아 한다. 그러나 고은의 현실적인 한계 상황 속에서 외치는 그 절규를 들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그 거칠고 투박한 욕짓거리가 인간을 감동시키는 하나의  '싯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위대한 통일 지도자 김대중과 문익환, 그들은 통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친 위대한 영혼이다

나는 장지에 까지 쫓아 갔다.  하관을 하고 주변의 잔디에 앉아 간식을 먹었다. 나는 가급적 문익환이 있는 곳에 가장 가까운 곳에 앉고 싶었다. 후배 목사들과 열심히 정담을 나누는 그 모습과 그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두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고인이 된 큰 아들  앉아 있었다. 그는 말없이 시종일관 담배만 연신 피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서 그 무엇인가 애련함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먼저 산에서 내려 왔다. 나중 일은 경찰들에게 맡기고.

문익환은 학자였다. 그는 항상 이상을 현실 속에 매김하기 위해 몸부림 쳤다. 그 이상의 실현을 위해 '거룩한 불법'으로 항상 싸워 왔다. 오늘날 우리는 그가 저지른 많은 불법의 결실들을 먹고 있다. 김대중은 현실 정치인이다. 그의 이상은 항상 문익환과 공유할 수 있는 이상이었다. 다만 정치적 현실에서 이상으로 나아간다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었다. 즉 문익환은 이상에서 현실로, 김대중은 현실에서 이상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명철한 안목의 사람들이었다.

나는 지금도 김대중과 문익환이 그 이상을 나누면서, 우리 민족의 단절의 아픔을 회복시키기 위해 몸부림치며 치열하게 살던 그 아름다운 삶을 가끔 회상한다. 김대중의 임기가 내일 모레 끝난다. 그는 평범한 한 개인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면 문익환을 만날 것이다. 만나는 날 자신들의 삶이 결코 역사와 민족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자랑스러운 것이었다고 회상할 것이고, 우리의 역사는 그렇게 발전할 것이다.

나는 내일 모레면 사저로 돌아갈 김대중을 생각하면서 이 말을  꼭 남기고 싶다. 어떤 사람들 처럼 그렇게 쉽게 그를 실패한 대통령으로 부르고 싶지 않다. 동시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부르고 싶지도 않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김대중은 우리 민족사에서, 그리고 세계 앞에 당당히 자랑할 수 있고, 내 놓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다' 라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24 무엇이든 [칼럼니스트No.797] 활개치는 사이버머니 사기꾼들 [1] 이재일 2003-07-05 2983
2223 무엇이든 칼럼니스트 No. 797 활개치는 사이버머니 사기꾼들 이재일 2003-07-05 870
2222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3-07-04 1064
2221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3-07-04 873
2220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고문정 2003-07-04 1280
2219 무엇이든 창가에 [2] 이인숙 2003-07-03 590
2218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평동쨩 2003-07-03 887
2217 무엇이든 하나님 다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돈 최용우 2003-07-03 640
2216 무엇이든 설교자료 도우미........ 밝은 미소 2003-07-02 759
2215 무엇이든 깨달으면 은혜인데...그게 잘 안되지요? 이두희 2003-07-01 538
2214 무엇이든 할아버지 손~~~은 약손이다~~~~아!1. 어퓨굳맨 2003-06-30 747
2213 무엇이든 [상담자료] 상담 관련 사이트 [1] 최용우 2003-06-30 753
2212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3-06-30 834
2211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3-06-30 948
2210 무엇이든 신학과 교회에서 진화론을 몰아내자!(14) : '구원'의 자연과학적 의미(겔 37:2-6) 장대식 목사 2003-06-29 554
2209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만두 2003-06-26 948
2208 무엇이든 여름 바닷가에로 초대 [1] 기쁨지기 2003-06-26 1860
2207 무엇이든 링컨 광고 [1] 한용일 2003-06-26 780
2206 무엇이든 행복의 비결을 가르쳐 주는 말 [1] 이인숙 2003-06-25 495
2205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유승화 2003-06-25 884
2204 무엇이든 희진 사모님께 [2] 이인숙 2003-06-24 723
2203 무엇이든 [책] 가난 이인숙 2003-06-24 563
2202 무엇이든 [책] 부 이인숙 2003-06-24 501
2201 무엇이든 어디에 이인숙 2003-06-23 491
2200 무엇이든 밝은-메렁~! 이인숙 2003-06-23 491
2199 무엇이든 분노에 관하여 [1] 정혜진 2003-06-23 556
2198 무엇이든 산딸기 [3] 이인숙 2003-06-22 479
2197 무엇이든 도움. 이무혁 2003-06-22 631
2196 무엇이든 7월 모임을 위한 주제를 알려드려여 [6] 전미영 2003-06-21 531
2195 무엇이든 엄목사님과 정옥란사모님 이인숙 2003-06-20 685
2194 무엇이든 한학기를 마치고 [2] 이인숙 2003-06-19 558
2193 방명록 방명록입니다 최용우 2003-06-19 933
2192 무엇이든 목사딸의 비밀일기장~* - 눈물에 관한 변명 몇가지 목비 2003-06-19 774
2191 무엇이든 잔소리 보다느 칭찬을 피러한 2003-06-19 967
2190 무엇이든 약간 모자라듯 살아갑시다. 서임중 목사 2003-06-19 497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