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報恩의 구름다리

이정수 목사............... 조회 수 2970 추천 수 0 2002.11.11 15: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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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183. 報恩의 구름다리

중종 때 홍 역관이란 유능한 사람이 살았습니다. 조선시대 역관은 일종의 외교관이었습니다. 당시 조선은 중종이 광해군을 폐위시키고 새 왕이 되었기 때문에 중국 천자에게 사건의 시말을 보고하고 이를 인정받는 외교 절차가 필요하였습니다.

중종 임금은 왕이 되기는 하였으나 이 문제가 걸려 심기가 항상 불편하였습니다. 중종 임금은 특별히 많은 선물과 수행원을 보냈는데 홍 역관도 수행하였습니다. 홍 역관이 북경으로 떠날 때 왕비께서 따로 홍 역관을 불러 이 천냥을 주면서 질 좋은 중국 비단 20필을 사오라고 일렀습니다.

홍 역관이 북경에 도착하니 때는 가을이라 심란한 가운데 이리 저리 산책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홍 역관이 찾아가 보니 열 일곱 꽃다운 차녀가 처량하게 울고 있습니다. 사정인 즉은 처녀의 아비가 역모 죄로 누명을 썼는데 구명 운동에 드는 돈이 이 천냥이란 겁니다. 홍 역관은 이름도 밝히지 않고 그저 홍 역관이라고만 하고는 왕비에게서 받은 이 천냥을 내 주고, 외교 문제도 해결 못 짓고 돌아옵니다.

홍 역관은 돌아와 모진 매를 맞고, 5년 동안 감옥살이를 합니다. 어느 날 임금은 홍 역관을 부릅니다. 이 번에 외교 문제를 해결하면 모든 죄를 용서하겠노라고. 홍 역관은 다시 북경으로 향합니다. 북경에 도착하자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외교 문제 담당인 중국 조정의 예부 상서가 친히 홍 역관을 찾아옵니다. 외교 문제도 예부상서가 직접 천자께 상주하여 단번에 처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예부상서는 자신의 집으로 홍 역관을 초대하여 극진히 대접합니다. 어리둥절한 홍 역관에게 예부상서는 자신의 부인을 소개합니다. 오호라, 그 부인이 바로 5년 전 그 처녀가 아닌가!  처녀는 홍 역관이 준 돈으로 구명 운동을 하여 아비의 누명을 벗겼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예부상서와 결혼하였던 것입니다. 부인은 5년 동안 해마다 조선 사절단이 오면 홍 역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최고급 비단 100필에 報恩이란 글자를 수놓으며 홍 역관을 만나 은혜 갚기를 기다렸습니다.

홍 역관은 외교 문제 해결만으로도 보답은 받았다고 하며, 비단 100필을 극구 사양하고 귀국 길에 올랐습니다. 홍 역관 일행이 압록강에 도착하니 예부상서 부인의 명으로 報恩 두 글자가 선명한 비단 100필과 많은 선물이 배에 실려 있었습니다. 홍 역관은 나라에서 큰상을 받았고, 왕비께 그 동안의 사연을 아뢰고 보은의 비단을 바치니 왕비의 오해도 풀리고 큰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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