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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다음엔 뭘 합니까?

이정수 목사............... 조회 수 2089 추천 수 0 2002.11.15 0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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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예화 202. 그리고 그 다음엔 뭘 합니까?

 

북방에서 온 부자 사업가는 남방의 한 어부가 자기 배 곁에 드러누워 담뱃대나 빨고 빈둥빈둥 한가하게 살고 있는 것을 보고 몹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자: 왜 고기잡이를 안 나가십니까?

어부: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아 놓았거든요.

부자: 오늘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잡아 놓으면 좋지 않겠소?

어부: 그래서 뭘 하게요?

부자: 그러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요. 그 돈으로 당신 배에 알맞는 발동기를 달고 더 멀리 더 깊은 데로 가서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지 않겠소. 그러면 더 많은 돈을 벌어서 나일론 그물도 새로 사고, 그래서 더 많은 고기를 잡고, 그만큼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는 거지요.

어부: 그리고 그 다음엔 뭘 합니까?

부자: 그렇게 되면 얼마 안 가서 큰배를 사서 선주가 될 수도 있고.....그렇게 나가다보면 어쩌면 거대한 어로 함대를 거느린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것 아니겠소?

어부: 그리고 그 다음엔 뭘 합니까?

부자: 그렇게 되면 편안히 앉아 쉬면서 삶을 넉넉히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어부: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대답한 어부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즐길 줄 아는 능력이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더 슬기롭습니다.

그래서 옛 글에 이르기를 不是閑人閑不得 閑人不是等閑人이라. 마음이 스스로 한가한 사람이 아니면 한가함의 여유와 맛을 즐길 수 없고, 한가한 사람의 그 한가함을 게으른 사람의 한가함으로 착각하지 말일이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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